[인터내셔널포커스] 러시아가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핵 억지 범위를 동맹국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유라시아 안보 환경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빅토르 바실리예프 러시아 CSTO 상주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군사 독트린과 관련 전략 문서를 근거로 "공격을 받는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한 상황에서는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CSTO 전략 문서가 핵무기 보유국 증가와 대량살상무기 및 운반수단 확산을 주요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의 핵 억지 정책이 동맹국 방어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한 것처럼 다른 CSTO 회원국에도 핵무기를 배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다만 추가 배치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CSTO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이 참여하는 집단안보체제다. 벨라루스에는 이미 러시아 전술핵이 배치돼 있으며, 다른 회원국으로 핵 억지 체계가 확대될 가능성은 국제사회의 관심사로 꼽혀 왔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가 최근 핵교리를 손질하며 핵 사용 조건을 확대해 온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러시아는 핵무기 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비핵국가의 대규모 공격이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상황뿐 아니라 동맹국 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위협까지 핵 억지 전략의 적용 범위로 해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6월 자국의 핵 관련 시설과 핵물질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 아래 관리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외교부도 '핵무기 없는 세계' 구상은 현재의 국제 안보 환경에서 현실성이 낮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이 즉각적인 핵무기 사용을 예고한 것이라기보다 NATO와 서방을 향한 전략적 억지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다만 러시아가 핵우산의 적용 범위를 동맹국 방어까지 확대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럽 안보 질서와 핵 억지 전략 논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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