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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충돌에 유엔 평화유지 임무 35년 만에 종료…서사하라 다시 긴장

  • 허훈 기자
  • 입력 2026.11.0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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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리 연장안 잇따라 부결…모로코 자치안 놓고 대립, 군사 감시체계 공백 우려

[인터내셔널포커스] 아프리카 북서부 서사하라에서 35년간 활동해 온 유엔 평화유지 임무가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 끝에 종료됐다. 양국이 영토 분쟁의 해결 방식을 놓고 맞서면서 모로코와 독립세력 간 무력충돌을 감시해 온 유엔의 역할에도 공백이 생기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0월 30일 서사하라 주민투표 유엔임무단(MINURSO)의 활동 연장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은 찬성 11표를 얻고도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부결됐다. 러시아가 별도로 제출한 연장안 역시 찬성 3표에 그쳐 채택되지 못했다.


미국은 임무단 활동을 2027년 10월 31일까지 연장하면서 명칭을 '유엔 서사하라 임무단(MINUSO)'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모로코의 자치안을 협상의 주요 기반으로 삼고, 내년 1월 말까지 임무단 개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당초 미국은 평화유지 임무를 정치 임무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추진했으나 최종안에서는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모로코의 자치안을 지나치게 강조해 서사하라 주민의 자결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서사하라는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였다. 1975년 스페인이 철수한 뒤 모로코가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분쟁이 본격화됐다. 현재 모로코가 대부분의 지역을 통제하고 있지만, 알제리의 지원을 받는 폴리사리오 전선은 독립국가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은 1991년 휴전 합의에 따라 평화유지 임무단을 설치했다. 주민투표로 영토의 최종 지위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투표 자격을 둘러싼 이견으로 지금까지 실시되지 못했다.


모로코는 자국 주권 아래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해 왔다. 미국은 이를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폴리사리오 전선은 독립 여부를 주민들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번 안보리 표결에서 중국도 미국 결의안에 기권했다. 중국은 결의안이 당사자들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으며, 협상 결과를 미리 정하는 방식은 정치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지에서는 이미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폴리사리오 전선은 2020년 휴전 이탈을 선언한 이후 모로코군과 산발적인 무력충돌을 벌여왔다. 유엔 감시 인력이 철수하면 양측의 군사활동을 확인하고 충돌을 억제하는 일도 어려워질 수 있다.


유엔 평화유지 임무의 기존 활동 기한은 10월 31일 만료됐다. 다만 임무 종료가 모든 인력의 즉각적인 철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유엔의 정치적 중재 노력도 계속될 예정이다.


서사하라 분쟁은 주변국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로코와 알제리는 이 문제를 포함한 오랜 갈등 끝에 2021년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35년간 유지된 유엔 평화유지 임무는 연장에 실패했지만, 서사하라의 최종 지위는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 현지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엔 감시체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새로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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