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심각한 요격미사일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공격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도 방공미사일 재고에 여유가 줄면서 다가오는 겨울이 우크라이나 방공전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를 향해 탄도미사일 195발을 발사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요격한 것은 29발에 그쳤다. 요격률은 약 15%다.
8월 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우크라이나 측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일 러시아가 발사한 탄도미사일 27발 가운데 요격에 성공한 것은 단 1발이었다. 5일 공격에서는 탄도미사일 24발과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치르콘’ 4발을 한 발도 요격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패트리엇을 비롯한 방공체계의 요격탄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서방의 요격미사일 공급 지연이 인명과 시설 피해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원국들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체계와 미사일을 제공해왔지만 자국 방공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임무에 필요한 전력도 유지해야 한다. 추가 지원이 자국의 방공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역시 중동에서 이어지는 이란과의 충돌로 패트리엇 요격탄을 대량 사용하면서 재고 부담이 커졌다. 생산량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도 어려워 우크라이나와 중동, 미국 자체 수요가 맞물릴 경우 공급 압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자체 생산 방안도 거론되지만 기술 이전과 생산시설 구축, 공급망 확보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당장의 공백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요격탄 부족을 활용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량을 늘려 재고 소진을 최소화하면서 공격 빈도와 규모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전력·난방 등 에너지 기반시설이 다시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요격탄이 충분하지 않으면 기존 피해를 복구하는 동시에 새로운 공격까지 막아야 하는 이중 부담에 놓인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미사일 생산시설과 발사체계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격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값비싼 요격미사일에 계속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장기적인 소모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결국 우크라이나 방공전은 패트리엇 체계를 몇 대 더 확보하느냐를 넘어 미사일 생산·공급 능력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러시아의 미사일 생산 속도와 서방의 요격탄 공급 속도 사이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올겨울 우크라이나 방공망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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