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철균
강등모면의 “청신호”, 죽지 않은 연변팀! 그렇다. 연변팀은 죽지 않았다. 올들어 모든 것이 크게 “댄베이(点背ㅡ 재수없음)”이고 자아실수도 많은 연변팀이었지만 그래도 그제날의 풍격은 어느 정도 남아있는 것 같다.
연변팀의 대 북경이공전, 지난 5월 15일의 1회전 홈구장에서는 1 : 5였던가 참패를 당했다. “연변축구의 제사날”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연변축구의 애도일”이란 글 써보았었다. 하지만 이번 북경원정에서는 4발의 미사일을 명중하며 4 : 2의 압승으로 홈구장도 아닌 원정승을 만들어냈다. 최대의 설욕이다. 이런 기적을 잘 만들어내는 것이 곧바로 연변축구이다. 또한 “연변축구의 원정잔치날”이란 기분이다. 이런 날에는 술 한잔이 없어서는 안되었다. 구멍가게에 들어가 “양러우쵄(羊肉串)”에 반근짜리 “루저우로죠(泸州老窖)” 한병 입안에 쏟아넣었다.
그러면서 소리쳤다.
“고종훈동무, 참 자알했능기라ㅡ베리굿!”
필자가 강등모면의 “청신호”라고 “주먹구구식” 판단을 한건 다름이 아니다.
이번 제23라운드에서 광동일지천과 성도천성 두 “라이벌”이 2 : 2로 비겼다. 성도천성이 한골씩 앞서다가 낭패상이 됐다. “그눔”들의 점수가 올라가지 못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연변팀의 살길이다.
성도천성? 워낙 연변축구와는 상대도 아니었다. 서북축구다. 본지방 선수가 없다. 무너지면 모래탑이다.
한국에서는 “동무”란 말을 잘 쓰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는 마음속으로 성도천성의 이장수 감독한테 “동무”란 칭호를 쓰고 싶었다.
“이장수동무, 이번에는 성도에 잘못 온 것 같응기라. 장수할려면 그런 썩발나무족구대 맡디 말아야디ㅡ.”
이장수ㅡ 개인적으로는 악감정이 없다. 취재를 수차 했고 농담도 잘 주고 받는 사이다. 헌데 그가 지난번 연변에 와서는 “디랄(지랄)”을 했다. 참 밥맛이 없었다.
“이장수동무, 왜 그러항기라? 한디 장수(长寿)에 불리항기라.”
……
연변팀에 대한 맹목적인 낙관이 아니다. 소식공개회에서 고종훈 감독이 밝히다 싶이 연변팀한테는 아직 곤란이 많고 갈 길도 멀다. 이제 남은 7경기에서 어떤 낭패상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다. 자책골, 페너티킥 실축, 홈구장 대패…모든 가능성이 다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의 평가라면 “고종훈”호 출범 2경기에서 “고종훈식의 축구”를 보여주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제날 고종훈은 공격형 미드필더(前腰)였다. 그래서일까? 고종훈의 축구운영에는 공격성분이 농후했다. 오늘날의 세계축구의 흐름새는 실리축구가 선호되고 있다. “실점하지 않은 전제하에서 승전을 기대한다”이다. 하지만 필자는 고종훈의 공격형축구를 좋아한다. 실점하고 패하더라도 공격축구가 “연변팀 체질”이 맞는다고 판단한다. 패할 땐 패하더라도 얻어맞으며 패하기보다는 때리다가 패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 “삼바군단”의 체면이 땅에 떨어졌지만 그래도 필자가 냉혹하고 실리에만 목을 매는 유럽축구보다는 활발하고 개인기도 보여주는 남미축구를 더 좋아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연변팀의 득점력 미비ㅡ 거듭 강조하지만 이는 “천하의 고종훈”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고종훈이 공을 직접 차는 것이 아니니까. 그럼 이제 와서 바르셀로나의 메시를 사오랴, 아니면 레알 마드리드의 호나우드를 영입하랴.
필자는 축구에도 “선전(善战)”과 “영예전”이 있다는 걸 많이 들었었다.
올시즌 연변팀의 운명을 두고 필자 역시 낙관은 금물이라는 것을 잘 안다. 어떤 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최악의 상태”가 도래할 수도 있다. 참, 어떤이들은 이를 바라고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하여 괘씸했다. 그럴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연변축구가 죽는 것은 결코 아니며 연변축구를 포기해서는 더욱 안될 일이다.
이제 남은 7경기 갑급강등 여하보다는 “선전”과 “영예전”을 염두에 두면 혹시 더 나은 결과가 도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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