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포투데이] 한국인 사령탑 서정원이 또 한 번 지도력을 증명했다. 청두 룽청(成都蓉城)이 23일 밤 원정에서 승격팀 윈난 위쿤(云南玉昆)을 5대1로 제압하며 중국 슈퍼리그 22라운드 대승을 거뒀다. 화려한 스타 플레이, 과감한 유스 기용, 그리고 팀을 하나로 묶는 지도력이 어우러진 경기였다.
경기의 막을 연 건 저우딩양이었다. 전반 12분, 웨이스하오의 날카로운 슈팅이 골문대에 막히자 저우딩양이 재빠르게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은 웨이스하오였다. 그는 날카로운 돌파와 패스로 전반 내내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이날 두 개의 도움으로 ‘공격 설계자’의 진가를 입증했다.
윈난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33분, 허우융융의 기습 칩슛이 골망을 흔들며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후반전부터는 서정원의 청두가 완전히 주도했다.
후반 10분 사이, 펠리피가 두 차례 골을 몰아쳤다. 웨이스하오의 정교한 패스를 이어받아 폭발적인 스피드와 결단력으로 상대 골문을 무너뜨렸다. 팬들은 “펠리피는 역시 리그 최고의 킬러”라며 환호했고, 서정원의 전술 안에서 살아나는 그의 득점 감각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그리고 후반 막판, 진정한 드라마가 펼쳐졌다. 76분 투입된 유스 출신 20세 랴오룽샹이 첫 기회를 살려 데뷔골을 터뜨렸고, 이어 83분 교체된 또 다른 유망주 리모위 역시 투입 5분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두 명의 신예가 동시에 데뷔골을 터뜨린 장면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상징성이 있었다. 광고판을 넘어 다이빙 세리머니를 펼친 랴오룽샹의 모습, 골이 들어가자마자 폭발한 원정석의 함성은 그 자체로 청춘의 서사였다.
경기 후 서정원 감독은 “펠리피와 웨이스하오의 호흡은 완벽했고, 신예들이 보여준 패기는 팀의 미래”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동시에 위안민청과 양밍양의 부상에 대한 우려도 잊지 않았다. 험난한 상하이 하이강전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앞두고 있는 청두에 남겨진 과제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청두가 점점 더 서정원의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단순히 외국인 감독이 아니다. 주전과 유스, 스타와 무명 선수를 가리지 않고 그들의 능력을 끌어내며, 동시에 팀을 미래로 이끄는 지도자다.
팬들이 “서정원 매직”을 외치는 건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그는 이미 중국 슈퍼리그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고지대 원정에서 터진 다섯 골, 펠리피의 킬러 본능, 웨이스하오의 쇼타임, 그리고 유스 듀오의 눈부신 데뷔. 그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서정원 감독이 있었다.
중국 축구의 희망은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발끝에서 시작됐지만, 그 희망을 무대 위로 끌어올린 이는 다름 아닌 한국인 명장 서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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