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을미년 연변천양천팀에 보내는 메시지
■ 김철균
연변대지에 봄이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 단지 자연계의 봄만이 아닌 연변축구에도 “새봄”이 오는 것 같다. 바로 연변천양천팀의 갑급권 복귀가 연변축구의 “새봄”인 것이 아닐까?
지난해 연변천양천팀이 갑급에서 강등한 것이 너무나도 억울하여 세상은 돌고 돌아 연변팀한테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준 것 같다.
연변축구ㅡ 돌이켜보면 이렇쿵 저렇쿵 할 얘기들이 많고도 많다.
어떻게 보면 조선인들이 쪽박 차고 두만강을 건너왔을 때부터 당시 청국(清国)이라 불렸던 이 땅에는 축구란 것이 있었다고 한다. 누군가 한민족(韩民族)을 놓고 너무 한(恨)이 많아 한민족이 됐다며 농담삼아 말했다 한다. 당시에도 아마 그러했던가 싶다. 한(恨)이 많아 그 걸 해소할 곳을 찾다가 축구란 놀이가 생기자 발끝에 힘을 주어 어금이빨을 옥물면서 공을 찼다는 설도 있다.
그러던 연변축구가 지난 세기 20년대에 들어서는 다른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무쇠골격 돌근육 소년남아야/ 황황한 대한넋 발휘하여라// 다달았네 다달았네 우리 나라에/ 소년의 활동시대 다달았네// 반일대적 연습하세 후일 공훈 세우세/ 절세영웅 대사업이 우리 목적 아니더냐…
이 때의 연변축구는 반일이 목적이였다. 지금 국가간의 축구경기를 놓고 볼 때 한국대표팀은 일본대표팀한테만은 질 수 없다는 굴강함이 알게 모르게 나타나군 한다. 이는 아마도 지난 세기 20~30년대부터 조선인들한테 형성된 일종의 민족적 오기일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만주국축구대회와 일만(日满)축구경기에서 늘 간도성축구팀이 우승을 차지, 이 중 일만축구경기시에는 일본이 형편없이 패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경찰이 권총을 쥐고 심판을 봤다는 설도 있었다. 중국의 현대축구에 “헤이소(黑哨)”라는 것이 있었다면 당시의 축구경기장에는 “권총심판”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러한 연변축구 ㅡ 연변축구는 “8.15” 광복과 더불어 비로서 조선민족축구로서의 기틀을 잡고 볕을 보게 시작, 1949년 공화국의 창립되면서부터는 광활한 중국대지를 주름잡으며 조선민족축구의 위력을 떨치기도 했다. 1952년 상해에서 있는 전국축구선수권에서 준우승, 1957년 길림성 전업축구팀(연변조선족 위주)의 고고성, 1965년 중국축구 갑급리그(1부 리그)에서의 우승고지 점령…
이렇듯 승승장구하던 연변축구는 몇차례의 큰 좌절을 겪기도 했다. 가장 큰 재난은 “문화대혁명”이었다. 당시 “우승신화”를 엮었던 공신들이 모두 농촌과 공장으로 쫓겨갔다. 이들 중 훈춘시 어느 한족부락으로 하향했던 이광수 선생은 연변대학 체육학부로 올라오기까지 거의 10년이란 세월을 농촌에서 땅과 씨름해야 했다.
문화대혁명의 10년, 이는 연변조선족 축구인들한테 있어서도 힘들고 가슴아픈 10년이였다.
그리고 연변축구가 중국의 1부리그 갑급권(지금의 슈퍼리그)에 복귀하여 입지를 굳히기까지 거의 30년(1994년)이란 노력의 과정을 거쳤다. 그 뒤엔 또 경제상의 어려움으로 2000년엔 강등되어 타성에 선수진 전체가 매각되는 재난을 겪었고 다시 2004년에 갑급권에 복귀했다가 2014년에 재강등하는 등을 번복했다.
지난해 우리 연변축구는 다년간에 거쳐 누적되며 “곪고 곪아 오던 것”이 끝내 성적부진, 선수들의 사기저락, 단조로운 감독의 기전술 등이 강등이란 현실로 노출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꼭 나쁜 효과를 나타낸 것만은 아니었다. 피고름을 짜내고 심장이 마르는듯한 고통과 뼈저리는 교훈앞에서 연변의 축구인들은 정신을 차리었다. 연변축구가 지난 세기 50~60연대처럼 중국축구무대를 쥐락펴락하던 시대는 진작 역사로 되었다는 것을 알게 하였고 구단운영시스템이 내지의 규범화된 구단에 비해 떨어져도 한참은 떨어졌다는 것과 또한 본토감독들의 기전술운영술도 재삼 검토해봐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도록 하였다.
연변의 축구인들은 “산전진통)과 비슷한 몸부림속에서 연변축구의 현유페단을 진단했고 향후 진로를 모색하였다. 또한 국가 및 성 해당부문의 어르신들도 연변축구가 천애절벽 낭떨어지에 추락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는 않았다. 지난해 말 국가체육총국 유붕(刘鹏) 국장이 동북광야의 강추위도 무릎쓰고 연변을 찾아 연변축구를 부활시킬 대책을 강구하면서 많은 관심을 보이었고 성과 주의 지도일군들도 여러 경로를 통해 연변축구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리기도 하였다.
희소식은 연속 뒤를 따랐다. 침체되어 있던 연변 장백산천양천팀에 “기적”이 나타났다. 이는 필경 흔하지 않은 중국축구계에서의 “기적”이었다.
지난 1월부터 연변구단의 갑급복귀설이 솔솔 우리의 귀를 즐겁게 “희롱”하더니 드디어 그것이 현실로 되었다. 말그대로 “하느님”이 연변구단에 하사한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었고 “동산재기”의 청신호였다…
올해 연변구단은 일찍2007년부터 2011까지 한국국가축구대표팀의 수석코치었던 박태하 감독이 사령탑을 맡게 되었다. 쟁쟁한 경력의 소유자 박태하 감독이다.
올해는 양띠해다.
필자는 “사자가 이끄는 양떼는 사자무리로 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써왔다. 한국대표팀을 맡았던 히딩크가 그랬는가 하면 연변팀을 맡았던 최은택과 고훈이 그랬다. 100%는 아니었지만 대체적으로 그랬다. 하다면 호랑이가 이끄는 양떼 역시 호랑이무리로 될 수 있다는 말로 정리된다.
“호랑이가 이끄는 호랑이무리”ㅡ 참 그럴듯한 표현이다.
2015년 중국갑급시즌에서의 연변팀이 명실에 부합되는 “호랑이구단”으로 군림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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