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아와 함께 숨쉬는 사람들(2)
■김철균
이틑날 필자는 아들과 함께 서울시 금천구 시흥대로 147-1에 있는 동포투데이 신문사 사무실을 찾았다. 아들과 동행한 것은 서울의 교통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도착하자 GK희망공동체 허을진 이사장님과 동포투데이 정경화 대표님이 반겨 맞아 주었다. 우리는 1년이 넘도록 교류하면서 사진을 통해 상대방의 얼굴을 익숙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무릎을 마주해 보기는 진짜 처음이었다. 두 분은 친절하고도 노력하는 분들이었다. 특히 GK 허을진 이사장은 10여년 전부터 중국조선족 대모임인 GK희망공동체를 운영해 왔고 현재는 동포투데이 대표이며 아내인 정경화 여사와 함께 이 인터넷신문의 편집과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었다. 한국에 진출한 중국조선족 중 언론방면에서는 기틀을 잡아가는 신문/간행물이라는 느낌이었다.
현재 (사) GK희망공동체는 수 천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허을진 이사장이 정경화 여사와 함께 운영하는 동포투데이는 2011년 10월 2일 준비판을 낸 뒤 10월 24일 정식으로 개통된 종합성 뉴스 사이트로서 재외동포, 국제뉴스와 동북아 정세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율적이면서도 창의적인 네트워크 방식에 의해 운영되는 인터넷 언론사였다. 동포투데이는 한국 현지와 중국 등지에 특파기구를 두고 운영되고 있었으며 자체 기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언론사이기도 했다.
이 날 필자와 허을진 이사장 내외는 우리 한인언론인들의 사명을 두고 많은 교류를 가지었다. 물론 처음 만나는 장소라 술이 없을 수 없었고 애주가라고는 할 수 없어도 무척 술을 즐기는 필자가 어느 정도 더 마시기 마련이었다.
동포투데이 사무실에서 나온 필자는 아들과 함께 재차 아들이 운영하는 사무실로 갔다. 아들한테 급히 처리할 사항이 있어서였다. 헌데 필자가 문제었던 것이다. 아들은 사무실을 떠나면서 자기가 올 때까지 잠이나 자면서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헌데 한잠을 자고 나자 무료하기 그지 없었다. 여느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필자의 아들도 방에 전화를 설치하지 않은지라 아들이 언제 돌아오느냐고 물을 수도 없었다. 어디에 문의하려 해도 이 날(27일)은 마침 일요일이라 빌딩 10층내의 사무실들은 모두 문이 잠겨져 있었다. 한편 여느 젊은 이들과는 다르게 바삐 보내는 아들한테 이 아버지로서 짐이 되는 것이 미안했다.
아들은 밤 8시경에 돌아왔다. 아들은 아버지한테 “감옥생활”을 시켜 미안하다면서 도리어 사과했다. 뒤이어 나와 아들은 택시에 앉아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한 양고기꼬치영업집으로 갔다. 아들의 집이 그 근처에 있기 때문이었다.
아들은 휴대폰으로 4~5명의 친구들을 더 불러들였다. 이 중 3명은 한국의 젊은이들이었으며 모두 아들의 수하에서 업무를 하는 친구들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필자한테 “아버님, 아버님” 하며 깍듯이 대했다. 한국 젊은이들의 예의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날 아들은 휴대폰 한 대를 얻어와 필자한테 주는 것이었다.
휴대폰이 생기자 필자는 “자유의 몸”으로 되었다. (다음 계속)
ⓒ 동포투데이 & dspdaily.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극우, 이제는 때려잡아야 할 때
극우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국내의 한 극우 청년단체가 미국에서 첫 공개 활동을 열었다는 소식은 가벼운 해프닝이 아니다. 그들이 쏟아낸 말은 정부에 대한 저급한 욕설, 선거가 조작됐다는 허무맹랑한 주장, 종교를 빌미로 한 선동뿐이었다. 사실은 실종되고 증거는 사라졌다. 남은 것은 음모론과 분열의 광기뿐이다. ... -
인천 앞바다의 선택, 인간애가 남긴 울림
며칠 전 인천 앞바다에서 있었던 구조 소식은 제 마음을 오래 붙들었습니다. 34살 해경 이재석 경장은 새벽 바다에 뛰어들어 위기에 처한 중국인 노인에게 자신의 구명조끼를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한밤중의 차가운 바다, 거센 파도 속에서 그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
“터무니없는 괴담, 정치 선동의 불쏘시개 될라”
글 | 허훈 최근 온라인 공간에 떠도는 ‘중국인 괴담’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내년까지 중국인 2천만 명이 무비자로 들어온다”, “아이들이 납치돼 장기 적출을 당한다”는 식의 주장들이 버젓이 퍼지고 있다. 터무니없는 거짓말임에도 수백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수십 차례 공유하... -
백두산 현장르포① | 민족의 성산, 천지를 마주하다
[동포투데이] 2025년 9월 26일 아침, 백두산 자락은 맑은 하늘 아래 싸늘한 기운으로 뒤덮여 있었다. 정상에 오르는 길목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카메라를 든 한국인 청년들, 러시아와 몽골에서 온 관광객들까지, 백두산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긴 오르막을 지... -
“이게 한국의 환영 방식인가”…이태원 식당의 ‘금뇨(禁尿)’ 표지판이 던진 질문
[동포투데이] 서울 이태원 한 식당 앞. 영어와 한국어, 중국어로 적힌 안내문이 서 있다. “길을 막지 마세요, 조용히 해주세요, 금연.” 얼핏 보면 평범한 문구지만, 중국어 문장에는 다른 언어에는 없는 단어가 하나 더 있다. ‘禁尿(소변금지)’. 그 한 단어는 마치 중국인만 따로 주의가 필요하다는 듯... -
[기획연재②] 윤동주 생가에서 보는 디아스포라 — 교육·신앙·항일의 불씨
[동포투데이] 백두산 자락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서면 용정시 명동촌이 나온다. 소박한 기와집과 푸른 담장이 맞아주는 이 마을은 시인 윤동주(1917~1945)의 고향이다. 그러나 이곳은 한 시인의 생가를 넘어선다. 근대 조선 민족운동의 요람이자, 교육·종교·문화가 교차한 북간도의 심장부였다. 1906년 서전서...
실시간뉴스
-
백두산 현장르포③ | 지하삼림, 천지의 그늘 아래 살아 숨 쉬는 또 하나의 세계
-
백두산 현장르포② | 폭포 앞에서 듣는 사람들의 이야기
-
[기획연재②] 윤동주 생가에서 보는 디아스포라 — 교육·신앙·항일의 불씨
-
[기획연재①] 윤동주 생가에서 보는 디아스포라 — 문학, 민족, 그리고 기억의 장소
-
백두산 현장르포① | 민족의 성산, 천지를 마주하다
-
“해방군인가, 약탈군인가”…1945년 소련군의 만주 진출과 동북 산업 약탈의 기록
-
“고층에 살면 수명이 짧아진다?”…연구가 밝힌 생활 속 건강 변수
-
여성 우주인, 왜 우주비행 전 피임약을 먹을까
-
반려견 키우기의 ‘10가지 부담’…“귀여움 뒤에 숨은 책임”
-
“총구 겨눈 혈맹, 1969년 중·북 국경 위기의 전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