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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일 시/조양천

  • 허훈 기자
  • 입력 2024.06.09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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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천


박태일


마을 이층 숲

참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하양 여우가 존다

배달말 깨우친 누나와 배우는 애토끼

귀엣말 조심조심 걸음 옮긴다

마을 이층 숲 누가 들렀나 누가

한국서도 멀리 부산서 온

너구리 아저씨

여름 물골에 부들처럼 무성한

천자문 배우기 배달말 배우기 책고랑 따라

걷는다 살몃살몃

아침부터 한낮까지 동무들

와도 그만 그만 안 와도

여우는 졸음을 살대발처럼 내렸고

마을 이층 숲 계단 아래로

삼월 고슴도치 찬바람이 구른다

마주 선 소학교와 중학교 사이

전깃줄을 뛰는 참새 떼

양조장 굴뚝은 볼 부어 붉고 높아

집집 지붕 더 눌러 앉힌다

기차역 폐품장 흐린 담길은

부스럭스럭 수수 밭머리로 고개 돌리고

근들이술 두 집만 일찍

등을 밝힌 채 저녁 고양이 기다린다.


박태일의 시집 '연변 나그네 연길 안까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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