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한국인 박사 안지연(安志娟)이 발표한 논문 <정책 변화, 인식 차이 및 한국 내 중국 조선족 신이민 커뮤니티 형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 사회의 민족주의가 인종적 요소와 결합되며, 특히 중국 조선족을 향한 편견이 이들의 중국인 정체성 강화로 이어지는 현상을 분석했다.
안 박사는 논문에서 한국 사회의 민족주의가 '인종적 성향'을 띠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단군신화를 기반으로 한 혈통 중심의 민족의식이 역사적 과정에서 강화된 결과로, 경제 성장기 국가 통합에 기여한 반면, 현재는 외국인 배타성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사회는 백인계 외국인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지만, 동남아시아인이나 중국인, 심지어 문화적 동질성을 가진 중국 조선족에게도 차별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2019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44%는 미주 한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중국 조선족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10.9%에 그쳤다. 안 박사는 이러한 편견이 1980년대 '이산가족'에서 1990년대 '저임금 노동자'로, 2000년대 이후 범죄자 스테레오타입으로 변모하며 심화되었다고 분석했다. 한국 영화와 소설에서 중국 조선족이 범죄자나 불법체류자로 묘사되며, 대림동, 연길(延吉) 등 조선족 밀집 지역이 위험지역으로 각인된 점도 지적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차별이 오히려 중국 조선족의 '중국인 정체성'을 강화시켰다는 연구 결과다. 한국에서의 상습적 차별 대우는 조선족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더라도 중국을 고향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2010년 이후 한국 국적 신청률 감소와 영주권 선호 현상은 이를 반영한다. 신세대 조선족들은 경제력과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차별에 적극 대응하며, 한국 사회가 '동포' 대신 '조선족'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정체성 거리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박사는 현장 조사를 인용해 신이민 세대가 한국을 '경제적 기회의 장'으로 인식할 뿐, 과거처럼 정착을 우선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면 즉시 제3국으로 이동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이들의 경제적 성장을 '중국 영향력 확장'으로 경계하며 새로운 형태의 차별을 만들어내고 있다.
안 박사는 또한 문화적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의 배타성이 중국 조선족의 '한민족' 정체성 약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별의 이중적 구조가 한중 간 문화교류의 장벽이 되고 있다"며 "다문화 수용성 제고"를 촉구했다. 이 논문은 국제이주와 정체성 문제에 대한 학제적 접근으로 평가받으며, 한국 사회의 민족주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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