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 마동소해(哪吒之魔童闹海)>(이하 '너자2')이 일본 현지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으며 흥행 부진에 직면했다. 4월 4일 일본 전역 160여 개 극장에서 일본어 자막판으로 정식 개봉한 뒤 3일간 누적 관객 수는 약 12억 엔(약 83만 달러·한화 약 11억 원)에 그쳤다. 이는 3월 14일 한정 상영 당시 32개 극장에서 1주일 만에 1억 엔(약 69만 달러)을 돌파했던 초반 기세와 대조적이다.
"초반 기대는 높았지만…" 일본 관객의 냉정
일본 진출 초기, '너자2'는 중국계 관객들의 향수 마케팅을 통해 호응을 얻었다. 화려한 '입자 수묵 기술'과 액션 장면, <봉신연의> 원작 재해석에 대한 호기심이 작용했다. 영화 평점 사이트 필마크스(Filmarks)에선 5점 만점에 4.0점, 일부 플랫폼에선 4.5점의 높은 평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평론가 후지츠 료타는 "유머와 열혈의 균형이 뛰어나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정식 개봉 후 일본 관객들의 반응은 냉랭해졌다.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 등 현지 작품에 밀려 상영 횟수 비율이 5% 미만으로 추락했고, 개봉 3일차 관객 수는 예상의 30%에도 못 미쳤다. 일부 관객은 "나타의 '운명 개척' 주제가 일본의 '물애(物哀) 미학'과 맞지 않는다"며 문화적 거리감을 토로했고, "내용이 피상적"이라는 혹평도 쏟아졌다.

동남아 vs 일본, '문화 공감' 차이로 흥행 격차
흥미로운 점은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공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선 각각 760억 원, 520억 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제2의 본진'으로 떠올랐다. 현지 개봉사들은 '가족'과 '운명 극복'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강조하고, 지역 언어 더빙을 적용해 비중국계 관객 40% 이상을 끌어냈다. 반면 일본 홍보는 기술적 성과에 집중되며 문화적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기술력만으로는 부족…장기적 문화 교류 필요"
일본 영화 평론가 우노 코레마사는 "중일 애니메이션의 시각적 경계를 허물었지만, 서사 깊이와 캐릭터 구축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 관객들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중국 흥행 488억 원)처럼 오랜 문화적 침투를 거친 작품에 더 공감하는 현상과 대비된다.
향후 전망도 녹록지 않다. 일본 시장의 한계로 최종 흥행 예상액은 약 200만 달러로, 동남아 수익의 1/20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유럽 시장 역시 예매율은 높지만, 문화적 거리감으로 인해 '고공행진' 지속 여부는 미지수다.
"기술은 눈을 사로잡지만,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양자강(餃子) 감독은 "중국 애니메이션의 적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서사 심화와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서점에 <봉신연의> 원작 소설이 진열되는 등 문화적 교류의 움직임은 있으나,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객 확보가 관건으로 보인다.
'너자2'의 일본 행보는 중국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도전이 기술력 이상의 과제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려한 시각 효과로 단번에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수는 있지만,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선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 애니메이션의 풍화륜(風火輪)이 후지산을 넘어 전 세계를 누비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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