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대만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에서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애리조나주에 400억 달러(약 52조 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공사 지연과 천문학적 비용 증가, 인력 부족 등 복합적 문제로 2025년 양산 목표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TSMC 창업자 모리스 창(張忠謀)이 2018년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은 하늘에 오르기보다 어렵다"고 경고한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모리스 창은 2018년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논의가 본격화되던 시기부터 "미국은 인건비가 높고 숙련 인력 부족, 불안정한 공급망으로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해왔다. 예상대로 애리조나 공장의 운영비는 대만 본토보다 4배 높은 것으로 추정되며, 장비 유지비용 역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첨단 장비 운용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 문제가 걸림돌로 부상했다. 2024년 블룸버그는 "애리조나 전력망이 고온에 취약해 TSMC의 초정밀 장비 가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현지 인프라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도 TSMC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2021년 미 상무부가 TSMC에 고객 정보 제출을 강제한 데 이어, 2022년 'CHIPS 법안'을 통해 중국 진출 제한 등의 조건을 붙인 보조금 지원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했다. 이에 TSMC는 3나노미터·2나노미터급 최첨단 공정 기술을 미국에 이전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유출 우려 속에서도 미 정부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인력 수급 문제도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반도체 생산을 책임질 현지 숙련공 부족으로 TSMC는 대만에서 300여 명의 엔지니어를 파견했으나,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로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2023년 뉴욕타임스는 "현지 노조가 대만 인력 파견에 반발하며 건설 지연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TSMC의 애리조나 진출은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지만, 미·중 갈등 속에서 전략적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TSMC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애플·엔비디아 등 미 기업들의 압박과 중국 시장 접근 제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고충이 커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테일러 신규 공장 투자를 확대하는 사이, TSMC는 미국 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가 투자를 강요받는 '양자택일' 상황에 놓였다.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는 "2023년 중국의 반도체 장비 투자가 전년 대비 32% 증가하며 기술 격차 축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과 일본 역시 각각 '유럽 칩스 법안', '경제안보전략'을 통해 자국 생태계 강화에 나서며 TSMC의 시장 점유율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더욱 심화시킬 전망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노트북 등 전자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TSMC의 미국 진출 문제가 단순 기업 차원을 넘어 글로벌 경제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기술 협력 체계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BEST 뉴스
-
韩 전문가들 “반중 집회, 국익 해친다”…미국과 힘겨운 협상 속 대중 관계 관리 절실
[동포투데이] 한국 사회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격화되면 서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과 힘겨운 협상을 이어가는 만큼, 이런 집회가 국익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한국 전문가들의... -
2025 카시아 문교협국제무용콩쿠르 성료
[동포투데이] 문화체육관광부 공익법인 사) 한국문화예술국제교류협회(이사장 장유리, 대회장 이기수))가 주최한2025 카시아 문교협국제무용콩쿠르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으며 이번 대회는 국내외 다양한 참가자들이 전통과 창작, 클래식과 현대를 넘나들며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는 9월 6... -
“거절했을 뿐인데”…홍대서 중국인 여성 인플루언서 폭행
외국인 여성 잇단 피해, 경찰 대응 ‘뒷짐’ 논란 서울의 대표적 관광·문화 거리로 꼽히는 홍대. 지난주 이곳에서 발생한 한 폭행 사건은 단순한 주취 난동이 아니었다. 피해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팔로워 46만명의 여성 인플루언서 류리잉(刘力颖) 씨였다. 그녀는 단지 원치 않는 접촉을 거절했을 뿐인데, ... -
美, ‘비밀 프로젝트’ 25종 신형무기 개발?…中 겨냥한 억제 전략 논란
[동포투데이] 베이징 열병식이 끝난 직후, 러시아 매체가 흥미로운 보도를 내놨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무려 25종의 신형 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규모만도 10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70억 위안에 이른다. 러시아가 지목한 것은 ‘SHOTCALLER’라는 이름의 비밀 프로젝트다. 미국 국방부가 인... -
민주당 “나경원 의원, 법사위 아닌 법정에 서야”
[동포투데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선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15일 김현정 원내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나경원 의원이 있어야 할 곳은 법사위가 아니라 법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
한·중 기자단 6년 만의 상호 교류…APEC 정상회의 준비 현장 찾는다
[동포투데이] 중국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외교부는 14일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중국 유력매체 기자단이 방한해 ‘한·중 기자단 교류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방한하는 기자단은 신화사, CCTV,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중국을 대표하는 언론사 소속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서울에서...
NEWS TOP 5
실시간뉴스
-
“중국을 돕고 싶다” — 트럼프, 무역전쟁 속 이례적 ‘유화 메시지’
-
미·중 갈등 격화에 ‘직격탄’ 맞은 美 농민들
-
美상원, 임시 예산안 거부…미 정부 또 '셧다운' 위기
-
“시장 잃은 풍년…미국 농업, 무역전쟁의 첫 희생자”
-
美 보수 인사 찰리 커크 피격 사망…22세 대학생 용의자, 경찰관 아버지에 의해 제압
-
“미국, 더 이상 매력 없다”…관광객 급감에 125억 달러 손실 전망
-
트럼프, 이재명과 중국 동행 가능성 언급…“한 비행기 타면 에너지 절약”
-
“美 대두 농민 벼랑 끝…美·中 협상 서둘러야”
-
美연방정부, 워싱턴 D.C.에 주방위군 투입… 치안 관리 놓고 논란
-
美 알래스카 호텔서 美·러 정상회담 기밀문서 발견…일정·좌석표·선물 내용까지 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