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전격적인 공습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성공’을 자평했다. 그러나 백악관 안팎에서는 그와는 사뭇 다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이번 작전이 미국을 또다시 중동의 끝없는 분쟁에 빠뜨릴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2일(현지시각) “트럼프는 승리를 외쳤지만, 백악관은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그로 인한 사태 확대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질 위험이 크다”며, “미국이 장기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 가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핵능력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선언하며, 이란에 협상 복귀를 압박했다. 그는 “이란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백악관 안팎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현장의 실제 군사·외교 상황과 괴리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습에 동원된 B-2 전략폭격기 작전은 트럼프 임기 내 최대 규모의 군사행동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그의 주요 공약이었던 ‘중동에서의 군사개입 축소’와는 정면으로 충돌하는 선택이기도 하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참여 여부를 두고 "2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기 전부터 이미 계획된 것이었다고 복수의 행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국방부는 이란의 핵시설이 지하 깊숙이 분산돼 있어, 완전한 파괴를 위해선 최소 한 달간의 지속적 공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려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언급한 '단발성 공격'이 실제로는 더 오랜 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습 이후 이란의 반격은 곧바로 시작됐다. 이란 국영 언론은 자국이 이스라엘을 향해 3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고, 이스라엘 타임스는 이스라엘 중북부 지역에서 두 차례에 걸친 미사일 공격이 이뤄졌으며, 최소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북부 도시 하이파에선 미사일 한 발이 건물을 직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미국의 공습을 두고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유엔 헌장이 보장하는 ‘자위권’의 틀 안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아침의 공격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이며, 이란은 자국의 주권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도 일제히 미국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공격은 극히 위험한 긴장 고조이며, 외교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경고했다. 뉴질랜드와 호주 정부 역시 성명을 통해 “중동 지역의 군사행동 확대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대화와 절제를 촉구했다.
한편, 미국 보수 성향의 국제관계 싱크탱크 ‘킬로원 그룹’의 회장 하란 울만은 “백악관이 마치 현실을 외면한 환상 속에 있는 것 같다”고 일갈했다. 그는 “과거 북베트남에 대한 응징이 오히려 전면전을 부른 것처럼, 이번에도 같은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며, “2003년 이라크전, 아프간전의 교훈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번 공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는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결국 핵심은 이란의 향후 선택이다. 이란이 제한적 대응에 머물지 않고, 확전의 길을 택할 경우 중동은 다시 한 번 깊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 안엔, 다시 미국이 들어서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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