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중국인을 겨냥해 공개적으로 ‘스파이 모집’에 나섰다. 그러나 의도를 감춘 듯 제작된 이 동영상은 오히려 조악한 완성도와 낡은 프레임으로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 거센 조롱에 직면했다. ‘세계 최강 정보기관’의 전략이 소셜미디어 광고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지난 5월, CIA는 중국어로 된 동영상 두 편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 영상은 중국의 공무원, 연구원, 기밀 취급 종사자 등을 향해 “현실에 불만이 있다면, 우리와 함께하라”고 유혹했다. 영상에는 VPN 사용법, 검색 기록 삭제법, 그리고 기밀 정보를 제출하는 구체적 절차까지 담겼다. 공개적인 전향 권유이자, 사실상 소셜 플랫폼을 활용한 ‘스파이 낚시’였다.
하지만 영상의 서툰 연출은 오히려 전략 부재를 드러냈다. 기계 번역 티가 나는 문장, 로봇 같은 더빙, 낡은 정치적 상상력은 대상의 설득은커녕 온라인 밈(meme)으로 소비되는 데 그쳤다. 한 영상에서는 공무원이 내부 경쟁에 지쳐 CIA에 협력한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현실의 ‘공무원 시험 열풍(考公热)’과는 괴리감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곧장 반응했다. “CIA는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게 낫겠다”, “첫째, 12339(국가안보부 간첩신고 전화)에 신고하라. 둘째, 현상금을 받아라” 같은 비아냥이 쏟아졌고, 영상은 각종 풍자 콘텐츠로 변주되며 소셜미디어를 떠돌았다.
CIA의 이번 시도는 단지 온라인 홍보 영상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국 정보기관 내부의 전략적 불안과 예산 압박의 산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수년간 간첩방지법을 바탕으로 미국 정보망에 타격을 입혔다. 미국 요원이 구체적 증거와 함께 체포되기도 했고, 해외 기관의 온라인 포섭 시도는 ‘성공률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CIA는 대규모 인력 감축 국면에 놓여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에 따라 CIA는 1,2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계획 중이며, 이는 다른 정보기관에도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위협’을 강조하는 공개 홍보물은 사실상 의회를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부처 간 경쟁 속에 보다 많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연출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네티즌들의 조롱은 그 자체로 냉정한 현실 인식을 보여준다. "CIA가 이런 영상으로 우리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이라는 반응은 단순한 민족주의를 넘어 정보기관의 역량을 향한 국제적 회의의 일면을 드러낸다.
드러내놓고 스파이를 모집하는 시대. 감춰야 설득력이 생긴다는 오래된 교훈은, CIA에게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듯하다.
BEST 뉴스
-
중국에 덤볐다가 발목 잡힌 네덜란드… “우린 몰랐다” 장관의 변명
[동포투데이]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계 반도체 기업을 ‘강제 접수’한 뒤 중국이 즉각 칩 수출을 중단하며 글로벌 자동차업계까지 흔들리는 사태가 벌어지자, 이를 결정한 네덜란드 경제안보 담당 장관이 결국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하원... -
홍콩 대형 화재, 36명 사망·279명 실종... 시진핑 “전력 구조” 지시
[동포투데이] 홍콩 신계 타이포(大埔) 웡 푹 코트(宏福苑) 단지에서 26일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36명이 숨지고 279명이 실종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화세는 27일 새벽이 돼서야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을 찾은 존 리(李家超) 홍콩특구 행정장관은 “화재... -
일본 “중국과 레벨 다르다”…군사 전환 속 현실은 격차
[동포투데이]일본이 군사 전환을 가속하며 중국을 견제하려 하지만, 현실은 이미 중·일 간 구조적 격차가 명확하다. 중국은 세계 3위 군사 강국으로 완비된 산업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일본 자위대 규모는 중국의 12분의 1에 불과하고 핵심 공급망도 중국에 의존한다. 격차가 큰 상황에서 일본이 ‘반격 능력’을 강조하... -
홍콩 공공주택 대형 화재…13명 사망·소방관 추락 순직 충격
[동포투데이]홍콩 신계 타이포(大埔) 지역의 공공주택단지 ‘홍복원(宏福苑)’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26일 현재까지 13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 활동 중 소방관 1명이 추락해 순직하는 등 피해가 급증하면서 홍콩 전역이 큰 충격에 빠졌다. 중국 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화재는 오... -
문재인, 평산책방 유튜브 출연…“중국인들 ‘운명’ 읽고 많이 찾아와”
▲사진/평산책방TV 영상 캡처 [동포투데이]문재인 전 대통령이 24일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에 출연해 자신의 저서 ‘운명’을 소개하며 중국 독자들의 방문 사례를 언급하자 온라인에서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영상 ‘책방지기가 말하... -
도쿄 직하형 지진 발생 시 1만8000명 사망… 日 정부 최신 예측
[동포투데이] 일본 정부가 도쿄권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직하형 지진의 최신 피해 예상치를 조만간 공개한다. 교도통신은 5일, 전문가회의가 정리한 피해 추정 개요를 인용해 규모 7.3 지진 발생 시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1만8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경제 피해는...
실시간뉴스
-
美, 엔비디아 H200 대중 수출 전격 허용… 트럼프 “매출 25%는 미국 몫”
-
“트럼프판 ‘먼로주의’ 공식화”… 美 새 국가안보전략, 세계 질서 흔드는 노골적 재편
-
트럼프 장남, 출마 전부터 2028 대선 공화당 유력 후보 부상
-
“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선거서 승리… 美 정치지형 흔들
-
트럼프 “중국은 위협 아냐… 협력 통해 미국 더 강한 나라 될 것”
-
美 상원, 트럼프 ‘전면 관세 정책’ 종료 결의안 통과…하원 통과는 불투명
-
미국 ‘마약과의 전쟁’ 격화… 항공모함까지 카리브해 진입
-
유럽 신용평가사 스코프, 미 국채 신용등급 ‘AA-’로 하향
-
당파 싸움이 ‘헝거 게임’으로...외면당한 4천만 명의 배고픔
-
美 ‘노킹스’ 시위, 다국으로 확산…정책 불만과 사회 분열 가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