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유럽의 신용평가사 스코프 레이팅스(Scope Ratings)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의 공공 재정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정부 거버넌스 수준이 하락한 점을 반영한 조치다.
스코프 레이팅스는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이자지출 증가, 예산 운용의 경직성 등이 정부 부채를 꾸준히 늘리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정부 재정적자는 2024년 GDP 대비 8.0%로 확대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5~2019년 평균치(약 4.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25년에도 7.4%의 높은 적자 비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2026~2030년에는 평균 7.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재정 악화는 미국 정부 부채의 급증으로 직결됐다. 실질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30년에는 정부 부채가 GDP 대비 1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대부분의 선진국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38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37조 달러에서 38조 달러로 늘어나는 데 불과 두 달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스코프 레이팅스는 거버넌스 기준의 하락이 등급 하향의 핵심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행정권이 점차 집중되고, 정부가 법원 명령을 무시하거나 사법부 권위를 훼손하며 의회 감독을 회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책 수립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 교역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나타난 불확실성이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거버넌스 불균형과 예산 교착 상태는 미국 재정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현저히 약화시켰다. 의회가 세제 개편, 부채한도, 예산 관리 등 구조적 현안에 대해 장기간 진전을 보이지 못한 점도 장기 재정위험을 키웠다.
보고서가 발표될 당시 연방정부는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26일째를 맞고 있었다. 임시 지출 법안이 의회에서 계속 부결된 결과로, 이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정부 폐쇄 사례다. 장기 셧다운은 미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스코프 레이팅스는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2023년 유럽중앙은행(ECB)의 인증을 받은 첫 유럽 신용평가사다. 해당 기관의 등급 체계에서 ‘AA’ 위에는 두 단계의 상위 등급만 존재한다.
미국 국채 신용등급 하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무디스(Moody’s)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로 낮춘 데 이어, 미국은 세계 3대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최고 등급을 모두 잃게 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11년에, 피치(Fitch)는 2023년에 각각 등급을 한 단계씩 내린 바 있다. 무디스의 전 수석 애널리스트 앤 래틀리지는 당시 “이번 결정은 오랜 검토 끝에 내려진 것이며, 미국에 대한 심각한 경고”라고 평가했다.
스코프 레이팅스는 이번 등급 조정과 함께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설정했다. 이는 향후 12~18개월간 등급 상향과 하향의 가능성이 대체로 균형을 이룬다는 의미다. 다만 기관은 미국 부채의 지속적 상승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약화로 인해 전 세계의 미국 국채 수요가 줄어들 위험을 경고했다.
미국 국채 신용등급의 추가 하락은 재정 건전성과 정부의 거버넌스 역량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키우며, 향후 경제 전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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