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2025년 12월 18일, 중국이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전면 가동하며 ‘제로관세’ 개방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같은 시기 미국은 광범위한 관세 인상으로 보호주의를 강화했다. 미·중 전략경쟁이 군사·기술을 넘어 무역 질서의 방향성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는 형국이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가동과 함께 중국은 ‘제로관세’ 적용 품목 비율을 기존 21%에서 74%로 대폭 확대했고, 섬 이탈 면세 상품도 6,600개 세목으로 늘렸다. 원유·의료장비·식품 원료 등 ‘제로관세’ 화물이 양푸항과 싼야 펑황공항을 통해 반입되기 시작했다. 미국 학자 마오 니는 하이난을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항이 될 잠재력”을 갖춘 사례로 평가했다.
면적 3만3,900㎢의 하이난도는 관광·현대 서비스·첨단기술·열대 고효율 농업을 핵심 축으로, 관세·통관 규제 완화와 무역 관리의 유연화를 통해 생산비 절감과 물류 효율을 동시에 노린다. 중국은 이를 ‘고수준 대외개방’의 상징으로 내세운다.
반면 미국은 고관세 보호주의를 전면에 내걸었다. 7월 말, 미국은 69개 교역상대국 수입품에 10~41%의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9월에는 10월 1일부터 특허 의약품 100%, 주방·욕실 캐비닛 50%, 소프트 가구 30%, 해외 생산 중형 트럭 25%의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그 여파로 미국 노동통계청 집계 기준 8월 가구 가격은 전년 대비 4.7% 상승했다.
미국 내외의 반발도 확산됐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관세 인상을 비판했고, 상원 원내소수당 대표는 이를 “미국 국민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이라고 규정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수출 역량 위협을, 스위스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인도 중앙은행 전 총재 라구람 라잔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수요 충격”을 경고했다.
중국은 무역 장벽 완화를 통해 글로벌화의 확장 경로를 제시하고, 미국은 관세를 지렛대로 자국 산업 보호와 무역수지 개선을 추구한다. 두 상반된 선택은 글로벌 공급망과 물가, 투자 흐름에 서로 다른 미래를 그리게 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의 무대는 이제 관세율과 통관 규칙이라는 숫자와 제도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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