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희토류에 준하는 수준으로 은(銀)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은을 사실상 국가 전략 자원으로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글로벌 산업계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중국 기화일보(期货日报)에 따르면, 중국은 1월 1일부터 은 수출 관리 제도를 대폭 개편해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의 쿼터제 대신, 수출 건별로 정부가 심사하는 ‘일건일심(一单一审)’ 방식의 허가제를 도입했다.
새 제도에 따라 연간 은 생산량이 80톤 이상(서부 지역 기업은 40톤 이상)이면서 최근 3년간 수출 실적을 보유한 기업만 수출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심사 과정에서는 해외 구매자의 신원, 최종 사용 목적의 적법성 등이 검토된다. 이 같은 관리 체계는 최소 2027년 말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은이 공식적으로 중국의 전략 물자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이 일반 상품에서 전략 자원으로 격상됐고, 수출 관리 수준이 희토류와 사실상 동일해졌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27일 소셜미디어 X에 “이건 좋은 소식이 아니다. 은은 많은 산업 공정에서 필수적인 소재”라고 밝혔다.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반면 중국 측은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观察者网)은 “은 수출 허가 제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이번 조치는 기존 규정을 구체화한 것”이라며 “자원 보호와 수출 관리의 규범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제 은 가격은 중국의 통제 강화와 맞물려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1월 2일 온스당 73.9달러로 전날보다 3.7% 올랐다. 앞서 12월 29일에는 장중 한때 83.6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 가격은 지난해 한 해 동안 147% 급등했다.
미국에서는 공급망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CNBC는 은이 전자회로, 배터리, 태양광 패널, 의료기기 등은 물론 국방 산업에서도 핵심 소재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은을 국가 핵심 광물 목록에 포함시켰다.
중국의 은 수출 통제 강화가 글로벌 산업 공급망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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