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강제 연행한 사건 직후, 미군의 중남미 작전을 총괄하는 미 남부사령부(SOUTHCOM) 사령관 지명자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 견제 방안을 둘러싼 핵심 질문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현지시간), 도널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미 남부사령부 사령관 후보 프란시스 L. 도노반(Francis Donovan)이 전날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의 중남미 영향력 확대에 군사력을 우선 동원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거듭 답변을 회피했다고 보도했다.
도노반은 청문회 내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군사력 투사를 핵심 수단으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미국은 다양한 영향력 수단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며, 우선은 소프트파워를 활용하고 필요할 경우에만 군사력을 보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상원 의원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으로 연행된 이후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전략 환경이 급변한 상황에서, 미 남부사령부가 어떤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인지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도노번은 “아직 공식 취임 전이기 때문에 정보 역량, 해군력 배치, 범정부 협력 수준 등을 평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청문회에는 미 사이버사령부 사령관으로 지명된 조슈아 러드(Joshua Rudd)도 함께 출석했으며, 두 사람 모두 “현직에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계획이나 자원 배분에 대해 평가할 수 없다”며 유사한 태도를 보였다. 이 같은 답변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공화·미시시피)은 “아직 인준 전이라는 점은 알지만, 앞으로 맡게 될 책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조차 듣지 못했다”며 “솔직한 견해를 말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SCMP는 특히 이러한 불만이 중국 문제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상원의원(로드아일랜드)도 “남부사령부는 만성적인 자원 부족 속에서 중국·러시아와 같은 동급 경쟁자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의원(플로리다)은 마두로 연행 작전을 “완벽한 작전”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도노번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도노번은 “중·러의 반응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면서도 “미군의 원거리·고속·대규모 정밀 작전 능력에 그들이 경계심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솔 상원의원(코네티컷) 역시 중·러가 남부사령부 관할 지역에서 ‘위협’이 되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갔지만, 도노번은 “인준된다면 해당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만 답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노반은 미 해병대 출신 특수작전 장교로, 비밀 작전과 고강도 전투 경험을 갖고 있으며 최근까지 미 특수작전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냈다. 워싱턴 방위 당국에서는 그의 지명이 군사 전문성 중시 기조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 남부사령부는 전통적으로 군사 대결보다는 지역 국가들과의 안보 협력과 범정부 조율에 무게를 둬왔다.
도노반이 인준될 경우, 그는 지난해 12개월 만에 돌연 사임한 알빈 홀시 전 사령관의 뒤를 잇게 된다. 홀시는 중국 문제를 외교·정보 공유·민사 기관 협력을 통한 ‘종합 억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노선과 충돌한 끝에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문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주 지역 전략을 재정립하는 시점에 열렸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서반구를 미국의 핵심 안보 공간으로 규정하고, 외부 강대국이 이 지역의 핵심 인프라를 장악하는 것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9세기 ‘몬로주의’에 뿌리를 둔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는 평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의 마오닝 대변인은 12일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주권 독립 국가로서 협력 파트너를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중국은 앞으로도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중남미 국가들과 실질적 협력을 심화해 공동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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