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모두 단결된 EU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회원국들의 결속 강화를 촉구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EU와의 집단 협상보다 개별 국가와의 양자 협상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럽 내부 분열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칼라스 대표는 17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한 공개 토론 행사에서 “미국은 단결된 EU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분명하다”며 “중국과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EU가 하나로 행동하면 대등하고 강력한 지정학적 세력이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칼라스 대표는 미국이 개별 회원국과 직접 협상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작고 개별적인 국가들과 상대하는 것이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를 상대하는 것보다 쉽다”며 “이것이 핵심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가들이 “EU와 협상하기 싫다면 우리와 따로 이야기하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분열 전략이 실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유럽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회원국들이 EU 틀 안에서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일부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의 독자적 소통 채널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과 미국 사이의 가교 역할을 자처해 왔으며, 친트럼프 성향으로 알려진 빅토르 오르반 역시 미국 공화당 진영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칼라스 대표는 중국 문제와 관련해서도 EU 내부의 대응 방향을 언급했다. 그는 “유럽은 중국 문제에 대한 진단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아직 치료법에 대한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산업 보조금 확대와 대중국 경쟁 강화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EU가 외국인 직접투자, 공공조달, 핵심 원자재 공급망 등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이 과정은 보복을 초래할 수 있고 상당한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EU는 중국산 전기차와 보조금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중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보호주의는 경쟁력을 높이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4월 칼라스 대표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발전은 유럽의 기회”라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기회와의 단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중국 사법부는 지난 15일 EU의 외국 보조금 조사와 관련한 일부 조치가 “부당한 역외 관할”에 해당한다며, 중국 내 조직과 개인이 관련 조치 이행에 협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BEST 뉴스
-
모디가 두 번 물었다 “괜찮아요?”…시진핑 ‘건강 이상설’ 영상 확인해보니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하고 있다. [사진=중국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연... -
미중 정상회담, 무엇을 얻었나…새 합의 나왔지만 남은 숙제 더 크다
▲ 2026년 9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국 주요 참모들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중국 측에서는 왕이 외교부장과 허리펑 부총리,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 -
영화가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나…‘암살자(들)’이 던진 불편한 질문
[인터내셔널포커스]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한 영화 한 편이 스크린 밖에서 더 시끄럽다.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이다. 지난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끌어왔다. 당시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향해 총을 쐈고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 ... -
러시아 제재까지 낮춘 미국…우크라이나보다 급해진 기름값
▲ 러시아산 경유 거래에 대한 미국의 한시적 제재 완화로 에너지 공급과 대러 압박 정책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진은 정유시설과 유조선을 표현한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막아놓았던 경유 거래를 한시적... -
매립 끝낸 중국, 이제 활주로로…남중국해 ‘새 거점’ 윤곽
[인터내셔널포커스]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의 앤털로프 리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매립이 진행된 데 이어 최근에는 활주로로 추정되는 구역의 공사가 뚜렷해졌다. 바다를 메워 땅을 넓히던 단계에서 항공기 운용을 염두에 둔 기반시설 조성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9월 25일 촬영된 상업위성 사진... -
시진핑 7년 만에 인도 방문…국경서 충돌한 중국·인도 다시 손잡나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BRICS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시 주석의 인도 방문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사진=인도 정부 공보국(PIB)] [인터내셔널포커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인도를 찾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