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한때 중국에서 연간 70만대 이상을 판매했던 쉐보레가 중국 내 신차 소매판매를 중단한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성장으로 자동차시장 판도가 바뀌면서 수십 년간 시장을 주도했던 외국계 합작 브랜드들도 생존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GM(上汽通用) 쉐보레는 중국 내 신차 소매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생산라인은 폐쇄하지 않고 향후 생산 차량을 해외 수출로 돌릴 예정이다. 기존 차량에 대한 정비와 애프터서비스도 유지한다.
쉐보레는 전성기 중국에서 연간 70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2024년 약 5만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1만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즈키와 르노, 아큐라, 지프, 미쓰비시 등도 앞서 중국 합작사업을 정리하거나 현지 신차 생산·판매에서 철수했다.
합작 브랜드의 위기 뒤에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 승용차 소매판매 146만1000대 가운데 주류 합작 브랜드는 약 29만대로 시장점유율이 20% 수준에 그쳤다. 2020년에는 합작 브랜드 비중이 60%를 웃돌았다.
판매 부진과 재고 압박에 가격 경쟁도 거세졌다. 올해 7월 합작계 내연기관차의 종합 할인율은 23.7%로 2022년 같은 기간 13%보다 크게 높아졌다. 폭스바겐과 닛산, 혼다 등도 가격을 낮추며 판매량 방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가격보다 신에너지차 전환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브랜드는 지난해에도 중국 내연기관차 시장에서 약 66%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반면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내연기관차 비중은 2020년 94.3%에서 지난해 46.1%로 급감했다. 합작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한 신에너지차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경쟁 방식이 바뀌면서 해외 업체가 기술을 제공하고 중국 파트너가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던 기존 합작 모델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느린 의사결정과 높은 해외 공급망 의존도 역시 중국 업체들과의 속도·가격 경쟁에서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일부 합작업체들은 중국 내수 대신 수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장안마쓰다는 중국을 신에너지차 개발·생산·수출기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기아도 옌청 공장을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아의 중국 생산 판매량 11만8000대 가운데 8만1000대가 수출 물량이었다.
쉐보레 역시 중국 내수 판매를 접는 대신 생산시설을 해외시장용 차량 생산에 활용한다. 폭스바겐과 도요타 등은 중국 기업과 전기차·소프트웨어 협력을 확대하며 현지화를 서두르고 있다.
해외 기술을 중국으로 가져와 현지 소비자에게 판매하던 합작차의 기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쉐보레의 중국 판매 중단은 한 브랜드의 부진을 넘어 중국 자동차산업의 주도권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중국 전략이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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