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이 전기차 산업의 다음 5년 청사진을 내놨다. 지금까지 배터리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AI와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기술까지 한꺼번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9개 부처가 발표한 ‘스마트 커넥티드 신에너지차 산업 발전 제15차 5개년 계획’에는 2030년 중국 내 신차 판매에서 신에너지 승용차 비중을 70%, 신에너지 상용차 비중을 40%까지 높이는 목표가 담겼다. 승용차와 상용차 각각의 신차 시장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이번 계획은 전기차를 배터리와 모터만으로 보지 않는다. 차량용 반도체와 AI, 통신망은 물론 도로와 충전시설까지 하나로 묶었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17개 중점 과제에도 이런 변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배터리는 안전성과 충전 속도, 겨울철 성능과 수명을 개선한다. 구동과 제동, 조향, 현가장치를 통합 제어하는 스마트 섀시 기술도 개발한다.
AI의 역할은 더 커진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의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고 탑승자와 대화하며 고장 가능성까지 미리 찾아내도록 한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스마트폰처럼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공간으로 바뀌는 셈이다.
차량 밖에서도 변화가 이어진다. 자동차와 도로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위성과 베이더우 항법 기술을 차량에 적용한다. 도시 물류 등에서는 자동주행 차량의 실제 운행을 늘린다.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 시설도 확충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필요할 때 전력망으로 보내 활용하는 기술도 추진한다. 전기차가 전기를 소비하기만 하는 차량이 아니라 전력을 저장했다가 다시 공급하는 장치가 되는 셈이다.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안전 문제도 함께 다뤘다. 중국 정부는 차량 안전성 시험과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자동주행 차량의 운행 관리, 사이버 보안, 데이터 보호 체계를 손보기로 했다. 업체 간 과도한 경쟁과 생산능력 문제도 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해외에서는 자동차만 파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간다. 현지 생산과 공동 개발, 판매망 협력을 확대한다.
폭스바겐과 샤오펑, 아우디와 상하이자동차, 스텔란티스와 링파오의 협력이 대표적이다. 중국 업체의 전기차·소프트웨어 기술에 해외 자동차 업체의 브랜드와 생산·판매망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국제 자동차 기술 표준 논의에도 참여하고 해외 사업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자동차 업계가 중국 업체와 겨뤄야 할 분야도 그만큼 많아졌다. 가격과 주행거리뿐 아니라 충전 편의성, 차량용 소프트웨어, AI와 자율주행까지 경쟁선이 넓어졌다.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새 기술을 시험하고 차량에 적용하면서 빠르게 경험을 쌓고 있다.
2030년 신에너지차 판매 비중 70%와 자동주행차 보급은 아직 목표치다. 실제 성능과 안전성, 데이터 규제, 소비자 선택이라는 문턱도 남아 있다. 다만 중국 전기차 산업이 향하는 곳은 이전보다 선명해졌다. 배터리와 가격으로 시작한 경쟁이 이제 ‘차 안의 AI’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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