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에서 사용이 중단된 서버가 해외 정보기관에 해킹돼 기밀정보 탈취의 ‘발판’으로 악용된 사례가 공개됐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폐기 장비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저장된 내부 정보가 유출되거나 사이버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3일 중국 관영 CCTV와 국가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폐기 장비 관리 부실로 기밀정보가 노출되거나 사이버 공격에 악용된 여러 사례가 확인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사용이 중단된 서버였다. 한 기관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서버를 전산실에 그대로 방치했다.
국가안전부는 해외 정보기관이 인터넷상에서 취약한 시스템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서버에 침입해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 서버를 다른 시스템에 침투하기 위한 이른바 ‘점프 서버’로 활용해 사이버 정보탈취 활동을 벌였다는 설명이다.
중고 하드디스크에서도 내부 자료가 발견됐다. 한 기관은 사용하던 하드디스크의 파일을 단순 삭제한 뒤 폐품으로 매각했다. 이후 하드디스크가 재정비돼 중고시장에 유통됐고, 조사 과정에서 여러 정부기관과 대학의 내부 문서가 남아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프린터 소모품을 통한 기밀 유출 사례도 공개됐다. 한 기관은 기밀정보가 포함된 문서를 출력하는 데 사용했던 폐토너 카트리지를 업체에 넘겼다. 국가안전부는 관련자가 기술적 방법으로 남아 있던 출력 내용을 복원해 기밀정보를 해외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사고의 원인으로 폐기 장비에 대한 관리 부실을 지목했다. 장비를 자산대장에서 삭제하면 보안 관리까지 끝났다고 생각하거나 파일 삭제와 포맷만으로 저장정보가 완전히 제거됐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복사기와 프린터의 내부 저장장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거나 폐기하는 서류함과 사무용 책상에 기밀문서를 남겨두는 사례도 보안 사각지대로 지적됐다. 장비를 구입하고 사용하는 단계에서는 엄격하게 관리하면서도 폐기 단계에 들어서면 승인과 기록 절차가 느슨해지는 문제도 나타났다.
국가안전부는 기밀정보를 저장했던 장비의 경우 도입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밀 저장매체는 보안 자격을 갖춘 지정 기관에서 폐기하고, 민감한 정보가 저장된 사무기기는 전문적인 데이터 삭제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폐기 과정에는 2명 이상이 참여해 처리 과정을 확인하고 관련 기록도 보관하도록 주문했다. 중국 당국은 장비의 사용이 끝났다고 해서 보안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폐기 단계가 기밀정보 보호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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