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가족은 이미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했다. 대홍수가 집을 집어삼킨 뒤 열흘 가까이 아무런 소식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가족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장례 의식을 시작했다.
그러나 모두가 희망을 내려놓던 순간, 무너진 집 아래에서 한마디가 들려왔다.
“살려주세요.”
지난달 26일 네팔을 강타한 대홍수로 누와코트 지역 베트라와티 마을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 찬디카 쿠마리 슈레스타(64)가 있던 4층짜리 건물도 거센 물살과 진흙에 휩쓸렸다.
슈레스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흘러도 생존 소식은 없었다. 가족은 결국 그가 숨진 것으로 보고 전통적인 애도·장례 의식을 시작했다. 쿠시 풀로 슈레스타를 상징하는 형상까지 만들었다.
그렇게 실종 열흘째인 지난 5일, 기적이 일어났다.
구조대가 진흙과 잔해에 파묻힌 건물 주변을 수색하던 중 어디선가 희미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 구조대는 곧바로 소리가 나는 곳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건물은 홍수에 밀려 원래 자리에서 크게 이동했고 아래층 대부분이 진흙에 묻혀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부서진 창문 사이로 몸을 집어넣으며 내부로 접근했다.
약 45분간의 구조작업 끝에 좁은 공간에서 한 여성이 발견됐다.
슈레스타였다.
그는 물과 진흙으로 둘러싸인 건물 내부의 작은 공간에서 열흘을 버텨냈다. 구조대는 슈레스타를 밖으로 옮긴 뒤 치료를 위해 군 의료시설로 이송했다.
소식이 가족에게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족들은 병원으로 달려가 슈레스타가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 친척은 살아 있는 그를 직접 확인하고도 믿기 어려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슈레스타의 생환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아직 수많은 가족이 같은 기적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네팔 당국 집계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확인된 사망자는 1390명을 넘어섰고 4000명 이상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장례 의식까지 시작했던 가족에게 열흘 만에 돌아온 슈레스타.
무너진 집 아래에서 끝까지 삶을 놓지 않은 한 사람과 그 작은 목소리를 지나치지 않은 구조대가 절망으로 가득했던 네팔에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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