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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에 빚까지 끌어쓴 기업들…월가가 경계하는 부채 위험

  • 김주영 기자
  • 입력 2026.10.0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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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투자 자금을 형상화한 이미지. 인공지능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차입이 늘면서 기업들의 부채 부담과 금융시장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인터내셔널포커스)

 

[인터내셔널포커스]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이 기업들의 빚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첨단 반도체 확보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미국 기술기업들이 회사채와 대출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월가의 관심도 AI 성장 가능성에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올해 AI 관련 설비투자는 7,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현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투자 규모가 채권시장과 금융기관의 자금 수요를 키우고 있다.


차입 증가세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이들 기업이 발행한 AI 관련 채권과 대출은 880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11월 약 200억 달러와 비교하면 네 배 이상이다.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어플라이드 디지털의 최근 실적은 투자 확대에 따른 부담을 보여준다. 7일 발표한 분기 매출은 3억4,19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네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보통주 주주에게 귀속되는 순손실도 2억2,100만 달러로 확대됐다. 8월 말 기준 부채는 64억 달러에 이른다.


매출이 빠르게 늘어도 데이터센터 건설비와 금융비용을 충당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전력망 연결이 지연되거나 냉각시설·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시설 가동이 늦어지고 이자 부담은 쌓인다.


AI 반도체를 담보로 한 자금 조달도 금융권의 고민거리다. 첨단 칩은 가격이 높지만 기술 교체 주기가 짧다.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장비의 가치가 예상보다 빨리 떨어질 수 있다. 은행들이 담보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AI 연산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대형 고객과 장기 이용계약을 맺은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사업자가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거나 투자비를 계획대로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은 금융시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투자자금이 AI 분야에 집중되면 다른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관건은 빌린 돈으로 지은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빨리 수익을 내느냐다. 시설이 완공된 뒤에도 고객 확보가 기대에 못 미치면 기업은 매출 부족과 이자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된다. 차입 규모가 큰 사업자일수록 그 충격은 채권 투자자와 대출 금융기관으로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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