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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슈퍼축구팬의 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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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21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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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변축구 “고려몽둥이” 정신 따르자


■ 허헌

 

열광축구팬으로서의 나는 늘 우리 연변에 없어서는 안될 축구팀, 성공한 축구팀을 그려보며 통쾌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그 날을 바라고 또 바라보고 있다.

 

캡처.PNG200만 연변인민들이 한결같이 기대하고 있는 연변축구의 새로운 한 해는 어떤 모습일까? 연변축구의 흥망을 지배할 주인공은 누구일까? 물론 우리 연변의 모든 축구팬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라 생각한다. 물 떠나 고기 살 수 없듯이 팬 없는 축구팀은 무의미한 것이고 따라서 경제조건이 낙후한 우리 연변에 팬들의 지원없이 팀을 경영해나갈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연변의 축구부강은 우리 팬들에게 있어서 더없는 영광과 자랑이다. 겨레의 얼을 대표하는 우리 축구팀엔 민족의 강한 의지와 슬기가 숨쉬고 있다.

 

사실 연변축구는 너무 가난하다. 자식이 공부를 하려면 학비가 필요하듯이 연변축구도 “학비”가 필요하다. 연변팀 건아들의 부모로서 팬들 모두가 자식의 학비를 섬겨주는 것은 무엇보다 마땅한 일이 아니겠는가.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입장권 한장 사는 것도 축구팀에 큰 보탬이 되겠지만 형편이 좀 괜찮은 단위나 기업단체들에서도 실제행동으로 서슴없이 후원의 손길을 내밀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003년  연길인민경기장에는 최근에 찾아볼 수 없던 열광이 물결쳤다. 을급경기장에 3만명도 넘는 팬들이 입장해 전국을 들썽하게 했던 그 환희가 올해도 계속 이어져 우리의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고 그 용기를 기반으로 힘차게 싸워 연변축구의 갑급리그진출, 슈퍼리그진출을 하루 속히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헌데 극소부분 사람들이라 할까. 지난해 경기장에서 공짜입장을 바라는 팬들이 적잖게 나타났다. 우리 축구팬협회의 입장을 내가 담당했었는데 조금만 익숙한 사이라도 공짜입장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나 자신이 난처한 건 물론 축구팬협회 회원들의 입장에도 적잖은 곤난을 조성했다. 10원을 연변축구에 지원한다고 생각하면 안되겠는가? 호주머니에 돈을 지니지 않았는지, 술 먹고 유흥장소에 수백원 혹은 수천원씩 뿌리다가 입장권 10원은 그리 부담스러운지, 지난해의 환희와 감동, 슬픔과 괴로움을 경험으로 삼고 우리 모두 분발하여 연변축구의 발전에 저그마한 성의라도 바친다면 그 결과는 락으로 돌아올 것이다.

 

1996년 10월 1일, 나는 북경에서 북경대학 몇몇 조선족학생들과 함께 연변팀 대 북경국안팀의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다.

 

그때 경기가 시작되어 10분만에 우리 연변팀에서 선제골을 터뜨리자 우리 일행은 감격을 못이겨 벌떡 일어나 환성을 질렀다. 순간 주위의 북경팬들에게서 별의별 욕설이 다 터져나왔다. 그 중 “꼬리빵즈”라는 욕설이 가장 선명하게 귀를 찔렀다.

 

“꼬리빵즈”, 우리 민족을 욕하는 말 같지만 또한 우리 조선족에 대한 영광의 대명사인듯도 하다. 고려시대 외래침략자들 앞에서 우리의 선조들은 노인으로부터 어린 아이들, 섬약한 여성들까지 몽둥이를 들고 나왔다는 “고려몽둥이”의 정신이 지금까지 이어져내려와 중국말로 오늘까지 “꼬리빵즈”의 위력을 전해주는게 아니겠는가.

 

하다면 우리의 선수들과 팬들이 한결같이 “꼬리빵즈” 정신을 본받아 연변축구의 진흥을 위해 떨쳐나선다면 연변축구의 찬란한 앞날은 결코 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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