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여인의 인생변주곡(14)
■ 김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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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과외보도원을 하면서 동시에 빈틈없는 자녀교양 역시 순자의 삶에서의 주요한 구성부분이었다. 자녀교양에 들어 순자는 우선 연박한 지식을 갖춘 인재로 되기 먼저 참된 인간이 되도록 자녀들을 교양하는데 주로 모를 박았다. 위에서도 언급되다싶이 순자는 가정 구성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공약을 제정했는데 거기에는 아무리 간고하고 어려워도 남을 도울줄 알아야 하지만 남한테 함부로 손을 내밀지는 말아야 하고 남한테서 뭔가를 받아도 꼭 받아도 될 것인지를 생각해보고 받아야 하며 주은 돈이나 물건은 주인한테 돌려주며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반드시 조직에 바쳐야 한다는 등이었다.
이 일련의 공약을 순자는 자녀들을 교양할 때에도 100%로 적용하여 에누리없이 실행하였다. 그리고 자녀들은 여러명 있었지만 큰 아들 영남이에 대한 요구는 그 어느 형제에 비해서도 각별히 높았다.
“영남아, 넌 이 가정의 제일 나이가 많은 자식이자 장자이기도 하다. 네가 집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동생들이 바르게 자라는가 아니면 기로에 들어서는가 하는 것이 결정되기도 한다. 그리고 부모가 없을 때에는 장자인 네가 동생들을 잘 이끌어야 하기에 너의 어깨에 놓인 임무가 과중하단다.”
큰 아들 영남이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러루한 교양을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영남이는 아침에 일어나면 우선 바자루를 쥐고 마당과 골목 등을 쓰는 것부터 그날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난 후에는 학교에 다니는 영순이와 영옥이가 옷을 입고 책가방을 메는 것까지 거들어준 다음에야 문밖에 나섰으며 꼭 부모님한테 “다녀 오겠습니다”란 인사를 남기고서야 떠나군 했다.
어른을 존경하고 어른의 말씀을 명심해듣는 것 또한 순자가 자식들한테 배워준 미풍양속 중의 하나였다. 특히 애들한테 세대주인 아버지의 말씀을 잘 듣고 아버지를 존경하도록 타일렀는데 이는 결코 봉건사상과 봉건관념이 아니라고 순자는 생각했다.
이 역시 장자인 영남이가 솔선수범으로 나서도록 순자가 교양을 시켰는데 아니나 다를가 영남이의 행동은 마치도 거울마냥 동생들의 본보기가 되었다. 아버지가 아침에 출근할 때거나 저녁에 퇴근할 때면 형제들은 어김없이 “아버지, 잘 다녀오십시오”, “아버지, 잘 다녀오셨습니까?”하고 인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또한 자식들은 자기네 부모한테만 예의가 밝은 것이 아니라 남들한테도 마찬가지었다. 하여 동네에서는 물론 위생학교의 교원들도 순자네 가정에 올 때마다 자식교양을 참 잘한 가정이라고 부러워하군 했다.
자녀들은 공부도 잘했다. 순자는 애들한테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별히 노력했다. 애들은 순자가 수학이나 조선어문같은 과목을 잘 배워주기에 순자네 집에 와서 숙제를 하고 복습하기를 좋아했는데 순자는 우선 큰 아들이 공부할 시간, 큰 딸이 공부할 시간 등을 짜놓고 짧은 시간내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요령 등을 배워주기도 했다. 그리고 과외복습제도를 정하였고 애들의 공부가 끝나면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애들이 한 복습과 숙제를 반드시 검사하고 나서야 시름을 놓군 하였다. 결과 자녀들 모두가 반급에서의 학습성적순위가 앞자리를 차지했으며 거기에 사상품성까지 우수하니 하나같이 반장, 부반장과 학습위원 등 반급의 간부로 활약하게 되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신흥가두에 집을 둔 학생들은 한결같이 순자의 말이라면 100%로 따라주었다. 그 중에는 이전에 공부하기 싫어하고 거리에서 집단폭력에나 참가하며 말썽을 부리던 애들도 몇몇 있었는데 순자가 가두의 총 보도원을 맡자 그런 애들마저 나쁜 버릇을 고치면서 공부에 열중하였고 따라서 공부성적도 직상승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그런 자식을 둔 가정의 부모들은 “총 보도원 순자선생한테 학생을 옳바르게 이끄는 비방이 있다. 부모도 어쩔 수 없이 내버려두는 애들을 저렇게 바른 길로 가게 할 수 있느냐”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편 그제날 하남가의 주정부 서쪽동네에서 함께 살던 의학원의 정규창 교수의 부인 조분단 여사는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며칠에 한번씩 약속이라도 한듯 순자네 집에 들리군 했다. 딱히 일이 있어 들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순자네가 살아가는 모습이 궁금하여 들릴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순자네 자식들은 “큰 어머니 오셨습니까”라고 꾸벅 경례를 하면서 살갑게 굴었다. 그러면 착하고 예의가 바른 영남이네 형제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군 하였다. 특히 그 중 순자의 딸들인 영순이, 영옥이, 영애 등에 대해 더욱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 고와하였는데 어쩌보면 조분단 여사가 일부러 영순이와 영옥이를 보려고 다는다는 감을 주기도 했다.
하긴 순자네가 딸 셋이 있는 반면 조분단 여사네 자식들은 몽땅 아들뿐이었다. ……
(다음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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