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조선을 꿈꿨던 동인, 열혈풍류집단 - ‘백탑파’의 음악세계
[동포투데이 화영 기자] 국악방송(사장 채치성)이 조선후기 백탑파의 활동상과 그들이 이루고자 했던 새로운 조선과 음악세계를 20부작 라디오 드라마로 방송한다. 수표교(청계천)와 원각사, 탑골(북촌과 남촌 사이) 등을 배경으로 개혁적 삶, 풍류적 삶을 살았던 그들의 이야기가 10월 5일 첫 방송 된다.
왜 백탑파인가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등은 서얼이라는 신분의 벽을 넘어 박지원, 홍대용, 이서구 등과 우정을 나누고 변혁을 꿈꿨다. 정조는 무한한 신뢰와 애정으로 그들을 세상 밖으로 이끌었고 백탑파의 깊은 우정은 그들을 거침없이 나아가도록 했다. 부강한 조선을 이룩하기 위해 새로운 감성과 바람을 불어넣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디딤돌이 되고 있다.
한국음악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가 있었던 시기, 조선후기를 백탑파를 통해 그려내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들은 음악의 주체였다. 중국에서 새로운 음악을 적극 받아들였고, 항상 곁에 두고 즐겼다. 또 음악의 미적 가치와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뛰어난 음악적 감각과 재능, 열망을 삶으로 발현한 백탑파는 전무후무한 ‘열혈 풍류객 집단’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이 꿈꾼 세상, 그리고 그들이 즐긴 음악
조선 후기는 사회적 흐름과 맞물려 음악사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 시기였다. 음악의 수용층, 주체가 점차 확대되면서 정치적 기능을 했던 관념적 음악보다 감성적인 음악, 삶이 담긴 음악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백탑파의 중심에는 항상 음악이 있었고 그들의 신의는 음악으로 더욱 깊어졌다. 괴로운 마음을 해금 소리로 달랬던 박제가, 거문고를 항상 곁에 두고 즐겼던 유득공, 중국에서 양금을 들여와 전파했으며 조선후기 음악관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 홍대용, 그 외에도 전문 음악인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며 유춘오(留春塢 : ‘봄이 머무는 언덕’이라는 뜻의 홍대용 가옥의 별채) 등지에서 사랑방 음악회를 즐겼다. 그들에게 음악은 정치, 사회, 삶, 그 모든 것과 불가분의 것이었다.
격동의 시대를 살면서 고단하고 치열했지만 낭만과 여유, 멋과 흥취를 잃지 않았던 이들의 삶에 처연한 감동을 주는 그들의 풍류는, 그들 자신을 위한 최고의 위로이자 끈끈한 우정의 매개, 나아가 그들이 꿈꾸던 새로운 세상이 실현되는 궁극의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2015년, 국악방송에서 그려낸 백탑서생
1849년 헌종(憲宗)은 젊은 나이에 후사 없이 죽었고, 먼 일가인 강화도령 ‘원범’이 궁으로 들어가 철종이 되었다. 온갖 법도를 배우며 위엄 있는 왕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순원왕후, 장인 김문근 등에게 위협받으며 아둔하고 위태로운 왕으로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철종은 전기수 업복을 몰래 궁으로 부르고, 백동수의 신검(神劍)을 전수받은 무사 장용의 보호아래 <춘몽록>을 궁 밖으로 내보낸다. 그것은 철종의 첫 의지이자 마지막 의지였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과인에게 힘이 없어 백성이 고생을 하지만, 반드시 풍류와 정, 사람의 도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아름다운 날이 올 것이니 희망을 가지시오!’
라디오 드라마 <백탑서생>은 백성들에게 희망의 끈을 쥐어주고자 했던 철종의 눈물겨운 노력에서 시작되어 사람다운 세상을 굳게 믿는 민중의 외침으로 결말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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