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중국)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마음에 안 들어 개명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애초에 그 이름을 지었을 때는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아름다운 축복이 깃들었을 것이다. 부모가 고민하면서 숱한 이름 가운데서 골랐을 좋은 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을 지으려고 할 때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놀려준다거나 흔한 이름이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남이 고치니 덩달아 고친다거나 또는 이름을 고쳐야 출세한다는 점쟁이의 말을 믿는다거나 등등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겠지만 과연 이름을 고친다고 운명이 달라질까?
모택동은 1947년 3월 13일에 호종남(胡宗南)이 쳐들어왔을 때 연안을 떠나야 승리한다는 뜻인 리득승(离得胜)과 음이 같은 리덕승(李德胜)으로 개명했기에 전국을 해방하고 승리했다. 하지만 대립(戴笠)은 사주팔자에 좋다는 우롱(雨农)이라고 개명했지만 결국 좋은 끝장을 보지 못하고 1946년 3월 17일에 비행기 추락 사고로 빗속(雨中)에서 죽었다.
성공했거나 출세한 사람들은 이름을 잘 지어서 출세한 것일까? 정말 그렇다면 이름을 지을 때 출세한 사람들의 이름을 따서 지으면 출세는 근심하지 않아서 될 것이다. 이 세상에 동성동명이 많다. 그러나 같은 성과 같은 이름을 가졌다고 해도 운명은 서로 다르다. 동성동명이라고 해도 출세한 사람과 출세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장수한 사람과 단명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이름 탓이 아니다. 한마디로 성공한 사람들이 이름을 잘 지어서 출세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세상에 이름 하나 잘 지어서 성공했거나 출세한 사람이 없다. 물론 개명한 후 성공했거나 출세한 사람들은 적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개명한 후 손 놓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다면 출세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좋은 이름을 지어서 출세한 것이 아니다. 반면에 개명 후 실패한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개인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자녀에게 좋은 이름을 지어주겠다는 부모의 마음 지극히 옳은 것이고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개명하려는 사람의 마음도 나무람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름에 너무 집착해 자주 개명하려고 하고 일이 뜻대로 안되면 이름 탓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만은 바꿔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고 충족시키는 좋은 이름은 없다. 절대적으로 좋은 이름은 없다는 뜻이다. 어떤 이름이 좋다고 너도나도 그 이름을 지으면 중복이 생기고 개성이 없어지게 된다. 작명소가 생겨나고 이름 짓기에 도움을 주는 이름 짓기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좋은 이름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름은 이름일 뿐 운명을 개변하지 못한다. 운명을 개변하는 것은 좋은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두 손이다.
이름 없이 마당쇠로 살다가 죽은 사람도 있고 이름 석 자로도 모자라 자, 호까지 달고 숱한 별명까지 길게 붙여서 자신을 나타낸 사람들도 있다. 이름이 없건 이름이 하나이건 이름이 여러 개이건 또는 좋은 이름이건 수수한 이름이건 모두 죽으면 후세에 이름이 남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대부분은 죽음과 함께 그 이름도 사라진다.
이름을 바꾼다고 운명이 바뀌지 않는다. 아무리 좋다고 하는 이름으로 개명해도 자신의 노력이 없이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개명의 좋은 점도 있다. 이름을 바꾸면 자신심이 생겨날 수 있다. 이제야 자아를 찾은 것 같고 이제야 진정한 내가 된 것 같아 날것만 같은 심정 일수 있다. 이런 자신심에 날개를 달고 훨훨 날려면 자아도취에 취해 꿈만 꾸지 말고 꾸준한 노력의 날갯짓을 힘차게 해야 한다.
개명이 헛되게 되지 않으려면 원대한 포부는 아니어도 자신만의 당찬 포부를 품고 참다운 인생관을 세우고 자신의 웅대한 목표를 위해 꾸준히 날갯짓을 해야 좋은 이름에 걸맞은 결과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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