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지린성 왕칭현(汪清县) 열사릉원에 안장된 일본인 열사 이다 스케오(伊田助男, 1904-1933)의 이야기가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그의 생애와 희생은 중·일 간 역사적 갈등을 넘어서는 감동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양국 네티즌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일본군의 총알 10만 발, 반전 영웅의 고백
1933년 3월, 동북항일연군 제2군 독립사 전사들은 일본 관동군과의 전투 중 비극적인 발견을 했다. 일본군 보급 트럭이 숲속에 방치되어 있었고, 그 안에는 10만 발의 실탄과 한 통의 유서가 있었다. 유서에는 이다 스케오의 고백이 담겨 있었다.
"친애하는 중국 유격대 동지들, 당신들은 애국주의자입니다. 저는 당신들과 만나고 싶지만 파시스트 야수들에게 포위되어 갈 길이 막막합니다. 자결을 결심했습니다. 이 10만 발의 총알을 당신들에게 보냅니다. 일본군 파시스트를 향해 쏘아주십시오."
양심적 선택의 역사적 의미
기록에 따르면, 이다 스케오는 일본 관동군의 운전병으로서 중국 내에서의 일본군의 만행을 목격하며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그는 결국 그가 운반한 무기를 항일 유격대에 넘기고 권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은 일본군 내부에 큰 충격을 주었다.
중국 역사학자 리챠오밍(李超明) 교수는 "그는 단순한 반전주의자를 넘어 국제주의 정신의 상징"이라며, 그의 선택은 일본군 내부에서도 소수의 양심적 인물들이 저항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진보적 역사연구단체 '전쟁책임자료센터'는 그를 '군국주의 시대 양심의 목소리'로 평가했다.
세대를 넘어 잊히지 않는 기억
이전조남의 이야기는 8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왕칭현 열사릉원 관계자는 “일본 방송국이 그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려 했으나 극우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전하며, 매년 9·18 사변 기념일에는 중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들이 공동 추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15년 항일전쟁 70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는 이다 스케오를 '국제주의 영웅'으로 재조명하고, 지역 교육 과정에도 그의 이야기를 포함시켰다.
오늘날의 교훈과 평화의 메시지
이다 스케오의 희생은 현대 중·일 관계에도 여전히 중요한 교훈을 던진다. 중국 네티즌들은 "한 개인의 용기가 국가 간 적대를 넘어설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SNS 상에서 일본영웅 이다스케오 사적을 올리며 그를 기리었다. 일본 내부에서는 극우 세력이 그의 존재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교토대학 사학과의 나카무라 교수는 그의 선택이 전쟁의 광기 속에서도 인간의 양심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지 주민 왕밍(王明) 씨는 "할아버지께서 직접 그 분이 남긴 총알로 일본군과 싸웠다"며, "진정한 영웅은 국경을 초월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다 스케오의 이야기는 전쟁의 상흔을 딛고 평화를 갈구하는 오늘날의 시대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 영웅의 기억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며, 역사 속 진정한 인간다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