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미국 정부가 중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를 대거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 내 중국 유학생 사회에 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인물이나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공자를 중심으로 비자 심사를 강화하고, 다수의 비자를 취소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국무부는 이 조치가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외국 유학생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감시와 검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STEM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심사가 예고되면서, 해당 분야를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들의 학업과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미국 내 최대 유학생 비중을 차지해왔다. 2023~2024학년도 기준으로 약 28만 명의 중국 유학생이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이며, 이 중 약 40%가 수학, 컴퓨터, 공학 등 이른바 ‘민감 전공’에 해당하는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 사실상 이번 정책은 이들 유학생 전반을 잠재적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는 셈이다.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주요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미·중 간 무역 갈등과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부 유학생이 민감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거나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일부 학생들이 미국 교육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 학생들에겐 이번 조치가 깊은 좌절과 불안을 안기고 있다. 조지타운대학에서 외교학을 전공하는 22세 안슨은 “정치를 위한 게 아니라 학문을 위해 미국에 왔다”며 “왜 내가 이런 조치의 대상이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콜롬비아대학에서 응용분석학을 전공하던 23세 수는 정책 발표 직후 학업 계획을 접고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그는 “미국에서 계속 공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유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유학 커뮤니티에는 “매일 짐 싸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는 “이번 조치가 학생 비자를 넘어 취업비자, 나아가 영주권까지 차례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민감 전공’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인공지능·데이터 분석·컴퓨터공학 등 인기 전공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유학생들은 “앞으로 미국 대학과 기업들이 중국인을 꺼리게 될 것”이라며, 입학과 취업 과정에서 구조적 차별이 심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부 대변인 마오닝은 “미국이 이념과 안보를 명분 삼아 중국 유학생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하고 있다”며 “자유와 개방을 주장해온 미국의 위선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다만 외교적 대응 수위는 비교적 절제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최근 들어 중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 수요는 점차 줄고 있다. 일부는 싱가포르나 영국 등으로 진학 방향을 바꾸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및 연구 환경을 갖춘 나라로 평가받으며, STEM 분야의 매력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많은 중국 학생들은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도 미국 유학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유학생 개인의 삶뿐 아니라, 미국 고등교육기관의 재정 안정성과 연구 역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비와 연구 성과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던 중국 유학생 수가 줄어들 경우, 일부 대학은 재정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이 교육 현장으로까지 번지면서, 그 여파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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