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5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가진 회담과 관련한 기밀문서가 현지 호텔에서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전국공영라디오(NPR)는 16일, 앵커리지의 한 호텔에서 미국 국무부 표식이 붙은 8페이지 분량의 문서가 프린터기에서 발견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문서에는 두 정상의 회담 시간과 장소, 미국 정부 직원 연락처, 공식 점심식사 계획 등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문서가 발견된 곳은 회담이 열린 엘멘도프-리처슨 합동군사기지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4성급 호텔 ‘캡틴 쿡 호텔’의 비즈니스센터였다. NPR에 따르면, 오전 9시쯤 세 명의 투숙객이 공용 프린터에서 문서를 발견했고, 이 가운데 한 명이 촬영한 사진이 NPR에 전달됐다. 해당 투숙객은 보복 우려로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문서에 따르면 15일 회담 일정은 기지 내 구체적 회의실 이름까지 명시돼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할 계획이던 ‘미국 흰머리독수리조각상’ 내용도 포함됐다. 2~5페이지에는 미·러 정상 포함 13명의 고위 관료 이름과 미국 측 직원 3명의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돼 있었고, 푸틴 대통령 이름 발음까지 ‘POO-tihn’으로 안내돼 있었다.
6~7페이지에는 당초 진행되지 못한 공식 점심식사 계획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존경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각하’를 위한 점심 메뉴에는 그린샐러드, 올림피아광어와 필레미뇽 스테이크, 캐러멜 푸딩 디저트가 포함됐다. 좌석 배치는 트럼프 대통령 맞은편에 푸틴 대통령이 앉도록 설정돼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에는 국무장관 루비오, 국방장관 헉세스, 백악관 비서실장 수잔 와일스가, 왼쪽에는 재무장관 베센트, 상무장관 루트닉, 중동특사 위트코프가 배치됐다. 푸틴 대통령의 양쪽에는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대통령 보좌관 우샤코프가 자리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부대변인 안나 켈리는 16일 “문서는 단순한 다수 페이지 점심 메뉴일 뿐”이라며 보안 규정 위반을 부인했다. 미국 국무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법학 교수 마이클스는 “이번 사건은 현 정부의 안일함과 무능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기밀 문서가 공용 프린터에 남아서는 절대 안 된다”고 비판했다.
NPR은 이번 문서 유출 사건이 트럼프 행정부의 보안 허점을 드러내는 최신 사례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은 살인미수 범 추적을 위한 집단 채팅방에 관련 없는 인원을 실수로 포함시킨 바 있으며, 올해 3월에는 한 기자가 예멘 군사공격 관련 기밀 채팅방에 잘못 포함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내 최고위급 외교·안보 일정조차 관리 소홀로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며, 트럼프 정부의 대외·보안 관리 체계에 대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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