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협상 조건으로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영토 편입을 전 세계가 공식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 소식통을 인용한 러시아 국영 통신 타스(TASS)는 4~5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미국 간 3자 협상에서, 모스크바가 이 같은 요구를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크렘린은 돈바스의 국제적 인정 문제를 ‘대타협’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러시아 측에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돈바스의 러시아 영토 인정 문제를 공식 협상 조건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종전의 전제 조건으로 러시아군이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철수를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도 돈바스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미국은 타협안으로 돈바스 지역에 중립군을 배치하고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을 분리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모두 거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 비무장지대(DMZ) 설치가 거론됐지만, 크렘린은 “설령 비무장지대가 되더라도 돈바스는 러시아의 통치 하에 있어야 하며, 정규군 대신 러시아 국가근위대가 배치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을 위한 타협 가능성과 관련해 “현 전선을 기준으로 분쟁을 동결하는 것만으로도 우크라이나로서는 큰 양보”라며, “만약 돈바스를 넘긴다면 러시아에 향후 재침공을 위한 강화된 교두보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어떤 점령지라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이 마련한 초기 평화안은 총 28개 조항으로, 미국과 일부 국가들이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에서는 우크라이나의 공식 인정은 요구되지 않았다. 그러나 키이우와의 협의 이후 해당 계획은 20개 조항으로 축소·수정돼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1월 23~24일 열린 1차 협상 이후 “영토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장 핵심적이고 매우 어려운 쟁점”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를 러시아에 넘기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안전보장 제공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파이내셜타임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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