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동북의 광활한 땅, 장백산 기슭에 자리 잡은 장백조선족자치현은 전국에서 유일한 조선족 자치현이다. 압록강을 앞에 두고 장백산을 뒤로 한 이 작은 국경 도시는, 숨 막히는 자연의 장관과 풍부한 조선족 문화 전통을 품고 있다. 해가 지면 거리는 불빛으로 가득 차고,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인다. 마치 매일이 축제인 듯하다.
총면적 2505.96㎢, 인구는 7만5천여 명. 그중 약 17%가 조선족이다. 장백산 자락의 첫 마을이자 압록강 발원지에 자리한 도시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산과 강이 빚어낸 지형은 장백을 특별하게 만든다. 철도와 고속도로가 닿지 않아 외진 곳이지만, 그 자체의 매력으로 매년 더 많은 방문객을 불러 모은다.
골목마다 전통 가옥이 이어지고, 한글과 한자가 나란히 쓰인 간판이 걸려 있다. 조선족 민속촌에서는 주민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노래와 춤을 선보인다. 두 언어가 뒤섞인 거리 풍경 속에서 장백만의 문화적 울림이 느껴진다.
장백의 자연은 숨을 멎게 한다. 산림율 90%의 울창한 숲이 눈과 마음을 감싸고, 공기 속 음이온은 한 호흡마다 달콤하게 스며든다. 여름에도 평균 기온 9~22도로, 더위를 피해 온 이들에게는 천국과도 같다.
망천아 풍경구에서는 버섯샘, 모자, 진주염 폭포가 차례로 흐르며 장관을 이루고, 물보라가 얼굴을 스치며 폭포 소리가 골짜기를 울린다. 압록강 대협곡은 두 나라 국경의 힘을 보여주듯 험준한 절벽과 거센 물살을 뿜어낸다. 장백산 남쪽 사면은 아직도 원시 그대로의 숨결을 간직한다. 천지, 숲, 협곡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살아 있는 산수화 같다.
맛 또한 장백의 자랑이다.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부드럽고 달콤한 인절미와 떡, 집집마다 다른 비법으로 담근 김치. 항아리를 열면 새콤달콤한 향이 코끝을 스치고, 방문객의 미각을 깨운다. 조선족 가정에 초대받으면, 가장 따뜻한 집밥을 맛볼 수 있다.
최근 장백은 생태 자원을 기반으로 산업 변화에도 나섰다. 마록구진 십팔도구촌에서는 1300여 마리 소가 풀을 뜯고, 현대식 축산 단지가 마을 경제를 이끈다. 정부의 정책성 보험은 농가를 든든히 지키고, 압록강을 따라 조성된 ‘농촌 진흥 산업벨트’가 지역 발전의 흐름을 만든다. 고품질 쌀 가공 공장과 꿀, 복숭아, 자두 등 특산품은 마을 경제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무엇보다 장백의 진가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거리에서는 조선족과 한족이 어울려 살아가고, 마을마다 상모춤과 북춤 공연이 열린다. 이웃들은 함께 어깨를 맞대고, 서로 다른 민족이지만 “우리는 모두 친구”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다.
장백은 산과 강, 사람과 문화가 어우러져 하나의 교향곡을 연주한다. 폭포의 물보라, 숲의 향기, 김치와 떡의 맛, 주민들의 웃음소리까지 모든 것이 얽혀, 국경의 작은 도시를 넘어선 자연과 인문의 공존을 보여준다.
BEST 뉴스
-
중국인 무비자 입국 둘러싼 갈등 격화…반중 시위·위협 글까지 확산
[동포투데이] 한국 정부가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회 전반에서 반중 정서가 격화되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조치였지만 오히려 반중 시위와 혐오 표현, 온라인 위협 글까지 등장하면서 정책 효과는커녕 사회 불안만 키우는 모양새다. 관광 활성... -
트럼프 “일본 5,500억 달러·한국 3,500억 달러… 모두 선지불해야”
[동포투데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무역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80조원), 일본이 5,500억 달러(약 760조원)를 ‘선지불(upfront)’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정부가 “보장 없는 투자 요구는 금융위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온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26일 로... -
中대사관 “반중 시위, 의도 불순·민심 얻지 못해”… 이재명 대통령도 강력 경고
[동포투데이]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지 일주일 남짓, 서울 도심에서는 일부 극우 세력의 반중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와 한국 정부 모두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2일 공식 입장을 내고 “중국과 한국이 상호 무비자 제도를 통해 교류와 협... -
“중국 청년들, ‘서울병(首尔病)’에 걸렸다?”…中 매체 “韓 언론, 과장·왜곡 심각”
[동포투데이] 중국 온라인 매체 <관찰자망(观察者网)> 은 2일 최근 한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른바 ‘서울병(首尔病)’ 담론을 비판적으로 짚었다. 앞서 한국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는 잇따라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 서울병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질병’은 한국을 여행한 뒤 귀... -
교과서 밖으로 나온 국가 유산, 바다 건너 호치민 아이들을 품다
[동포투데이]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교장 김명환)가 한국의 국가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국가 유산 교육 체험 행사 ‘이어지교’를 재외교육기관 최초로 개최한다.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한국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이귀영)의 지... -
훈민정음 반포 579돌…한글 가치 되새기는 발표회 열린다
▲<지구촌 한글학교 미래 포럼> 제12회 발표회(8.19) 전경 © 지구촌 한글학교 미래 포럼 [동포투데이]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과 한글의 세계적 가치를 기리는 발표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박인기·김봉섭)과 세종대왕기념사업...
NEWS TOP 5
실시간뉴스
-
“형님!” 외친 순간, 호랑이와 눈 마주쳤다… 장백산 국도서 야생 동북범 등장
-
중국공산당 제20기 4중전회 개막
-
홍콩공항서 화물기 활주로 이탈해 바다로 추락... 지상 인력 2명 실종
-
유비테크, 1억2천6백만 위안 규모 로봇 공급 계약 수주…올해 누적 주문액 6억3천만 위안 돌파
-
알리바바·징둥, 홍콩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 중단…중국 당국 제동
-
시진핑, 정리원 대만 국민당 신임 주석에 축전…“92공식 지켜 양안 평화·통일 추진하자”
-
인천행 중국 항공기 기내서 리튬 배터리 폭발…상하이로 회항
-
“군항이 보이는 숙소 있나요”…장기 투숙객의 정체는 ‘간첩’이었다
-
캄보디아, 한국인 64명 ‘온라인 사기’ 혐의로 송환…7월 이후 대규모 단속 이어져
-
“650km 달리고 25분 충전” — 비야디 2026년형 Atto 3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