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서방 국가들의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물결 속에서 미국의 외교적 고립이 뚜렷해지고 있다.
영국·캐나다·호주·포르투갈 등은 9월21일 잇따라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유엔본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문제 고위급 회의에서도 프랑스·벨기에·룩셈부르크 등 6개국이 합류했다. 이로써 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157개국, 전체의 80% 이상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게 됐다.
이번 ‘인정 열풍’의 특징은 미국 전통적 동맹들이 앞장섰다는 점이다.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 동맹의 핵심 축이지만, 이번에는 집단적으로 워싱턴과 다른 길을 택했다. 영국 총리는 “가자지구의 인도적 참사와 요르단강 서안 불법 정착촌 확장”을 이유로 들었다. 스페인 정부도 23일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기항·영공 통과 금지’ 방침을 승인하며 유럽의 독립적 행보를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선다. 팔레스타인의 국제적 합법성을 강화하고, 관찰원 지위에서 정식 유엔 회원국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실질적 조치로 평가된다.
2023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 군사작전으로 팔레스타인인은 6만5천명 넘게 숨졌다. 굶주림과 의료 붕괴, 민간 인프라 파괴가 이어졌고, 유엔 조사위는 “이스라엘이 집단학살 범죄를 저질렀다”고 결론 내렸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가자에서 벌어지는 참극은 세계의 양심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지난 총회 표결에서 140여 개국이 ‘두 국가 해법’에 찬성했고 반대는 10개국에 그쳤다. 미국의 정책 기조와 선명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현재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 팔레스타인 승인을 거부하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국제 언론들은 이를 “미국 외교력 쇠퇴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중동 관찰’은 이를 “지진적 변화”라며 “미국이 중동 문제에서 외교적 고립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2년 동안 가자 휴전 결의안 표결에서 여섯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고, 이스라엘에 무기 60억 달러 규모를 판매할 계획까지 추진 중이다.
스페인 <엘 파이스>는 “세계적 인정 흐름은 미국·이스라엘의 유엔 내 고립을 드러냈다”고 평가했고, CNN도 “미국이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서방 주요국의 집단적 전환을 미국 리더십의 공백과 국제사회의 새로운 평화 프레임워크 모색으로 해석한다.
국제사회는 ‘두 국가 해법’이 중동 평화의 유일한 길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에 눈감고, 이스라엘 군사행동을 사실상 비호하며 스스로를 국제사회의 대립편에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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