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중국 배터리 산업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때 일본이 “중국보다 20년 앞섰다”고 자신했던 고체전지 기술이 이제 중국의 생산라인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6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으로 2000km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가 실제 차량에 장착될 준비를 마친 것이다.
중국 중커(中科)신에너지는 최근 자사의 20Ah급 고체전지가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고션하이테크(国轩)도 에너지 밀도 300Wh/kg, ‘관통시험 무발화’라는 성능을 확보한 준(準)고체전지를 다수의 차종에 적용해 도로 실험을 진행 중이다. 두 기업 모두 90% 이상의 양산 수율을 확보해, ‘실험실의 기술’이 아닌 ‘공장에서 나오는 제품’임을 입증했다.
고션의 0.2GWh급 예비 생산라인은 지난 5월부터 가동됐으며, 생산된 배터리는 이미 완성차 업체들에 납품돼 실주행 테스트에 들어갔다. 닝더스다이(寧德時代), 상하이자동차, 광저우자동차 등 주요 제조사들도 고체전지 양산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연구개발에서 시제품, 그리고 양산까지 걸린 시간은 이제 ‘몇 년’이 아니라 ‘몇 달’ 단위로 줄어들었다.

일본의 ‘20년 기술 격차’는 허상이었다
고체전지는 한때 일본의 ‘기술 자존심’이었다. 일본 정부와 대기업들은 1.5조엔을 투입해 관련 특허를 1300건 이상 확보하며 세계를 선도한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도요타·파나소닉 등이 주력한 황화물계 전해질은 고온과 진동에 약해 실차 적용이 어려웠고, 원가 또한 기존 전해액의 8배에 달했다. 결국 도요타는 2027년으로 예정했던 양산 계획을 2030년 이후로 미뤘다.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 속의 약속’에 불과했다.
이런 기술적 지체는 산업 전략의 보수성에서 비롯됐다. 도요타 전 CEO가 “전기차는 주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듯, 일본 완성차 업계는 여전히 내연기관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혼다가 전기차 연구개발 예산을 30% 삭감하고 하이브리드에 재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존의 성공’을 지키려는 태도는 스스로의 혁신을 막는 벽이 됐다.
중국식 돌파의 비밀은 ‘산업 협력의 속도’
중국의 고체전지 도약은 단일 기업의 성취가 아니다. 닝더스다이의 ‘키린 배터리’, 고션의 준고체전지, 중커신에너지의 고에너지밀도 전지까지—다양한 기술 노선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한 가지 정답’을 찾기보다 여러 경로를 병행하며 가장 효율적인 길을 현실에서 찾아왔다.
이런 빠른 실험과 검증이 가능한 이유는 완성된 산업 생태계 덕분이다. 중국은 양극재·분리막·전해질·생산설비 등 배터리 소재의 전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와 연구기관이 함께 기술을 개발하는 구조가 형성돼, ‘연구-시제품-양산’의 선순환이 짧은 주기로 이어진다.
‘실험실에서 공장으로’의 속도가 빠를수록 기술은 현실이 된다. 중국이 보여주는 고체전지의 진보는 바로 이 산업 협력의 속도, 그리고 실용 중심의 개발 문화가 만든 결과다.
“기술을 말하는 자”가 아닌 “기술을 실현하는 자”
고체전지는 단순히 한 가지 기술의 진화가 아니다. 자동차 산업의 규칙이 바뀌는 과정이다. 내연기관 시대의 일본이 표준을 만들고 세계를 주도했다면, 전동화 시대의 표준은 점점 중국이 정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다. “6분 충전, 2000km 주행, 90% 양산 수율”이라는 수치는 기술 과시가 아니라, 생산과 시장이 결합된 ‘현실의 성취’를 의미한다. 일본이 “20년 앞섰다”고 말하는 동안, 중국은 이미 배터리를 도로 위에 올렸다.
일본경제신문이 “일본은 더 많은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질 것”이라고 진단한 것은 단순한 비관이 아니다. 기술의 중심이 ‘개별 기업’에서 ‘산업 생태계’로 이동하는 흐름을 일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료차 시대의 ‘일본 신화’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기술을 말하는 자’가 아니라 ‘기술을 실현한 자’다. 그리고 지금, 그 이름은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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