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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의 벽 너머, 영화로 열린 창 — 6년 만에 돌아온 평양국제영화제

  • 김나래 기자
  • 입력 2025.10.1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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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6년 동안 멈춰 있던 평양국제영화제가 오는 10월 22일부터 27일까지 제18회 행사를 연다. 단순한 영화 축제를 넘어, 이번 영화제는 북한 사회의 변화를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창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동맹의 영화제’에서 ‘자주·평화·우의’의 축제로


평양국제영화제는 1987년에 출범했다. 처음 이름은 ‘비동맹 및 기타 개발도상국 평양영화제’였다. 냉전의 그늘 아래, 서방 중심의 영화 질서와 다른 문화적 교류의 장을 만들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었다.


2004년 영화제는 이름을 ‘평양국제영화제’로 바꾸고, “자주·평화·우의”를 표어로 내세웠다. 최고상은 ‘횃불상’으로 불리며, 사회주의권뿐 아니라 점차 더 많은 국가의 작품들이 초청됐다.


올해 영화제에는 중국, 러시아, 이란 등 기존 우호국의 작품들이 대거 참가한다. 특히 중국 신장 지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아크다라>가 본선 경쟁 부문에 올랐다. 이 작품은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위원회와 창지주 당위원회 선전부, 중국신문사 신장분사 등이 공동으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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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영화에도 열린 창


평양국제영화제는 의외로 서구 영화에도 열린 태도를 보여왔다.


2004년 영국 영화 <베컴처럼 차라>가 음악상을 받으며 북한 영화계와 서방 세계의 첫 접점을 만들었고, 2006년에는 독일 영화 <나폴라>가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했다.


2016년에는 독일, 프랑스, 인도 등 21개국의 60편이 상영돼, 영화제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음을 알렸다.


이 같은 흐름은 “닫힌 나라”라는 외부의 인식과 달리, 북한이 일정 부분 문화적 다양성에 손을 내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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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치가가 아니었다면, 영화감독이 되었을 것”


북한 영화사를 이야기할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름은 빼놓을 수 없다. 생전 그는 “정치가가 아니었다면 훌륭한 영화감독이나 평론가가 되었을 것”이라 말하곤 했다.


그는 단순히 영화 애호가에 머물지 않았다. 1970년대 중국에서도 잘 알려진 영화 <꽃파는 처녀> 제작에 직접 참여했고, 2006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한 여학생의 일기>의 각본에도 관여했다.


1973년 펴낸 저서 <영화예술론>은 오늘날까지 북한 영화 연구의 핵심 참고서로 남아 있다. 김정일은 이 책에서 “창작은 영광스러운 혁명사업”이라 규정하며, 북한 영화의 미학적 원칙을 “사상이 앞서고 예술이 뒤따른다”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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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에서 가족극까지, 북한 스크린의 다층적 풍경


이 같은 사상적 기반 위에서 북한 영화는 의외로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무협, 가족극, 청춘 코미디, 역사 서사극까지 형식과 장르의 폭이 넓고 실험적인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평양 연극영화대학 학생들은 지금도 촬영 기법과 편집 이론을 배우며 차세대 영화인을 꿈꾼다. 북한의 새로운 감독 세대가 어떤 시선으로 ‘자신들의 사회’를 그려낼지, 이번 영화제는 그 단서를 보여줄 자리다.


평양국제영화제는 오랫동안 닫혀 있던 북한 문화의 문틈을 조금이나마 비춰주는 기회다. 외부 세계가 여전히 정치적 잣대로 북한을 읽는 사이, 영화는 그 내부에서 일상의 언어와 감정을 드러내는 드문 통로가 되어왔다.

 

스크린 속 인물들의 표정과 대사,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체제의 북한’이 아닌 ‘사람의 북한’을 조금이나마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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