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중국 지린성 연길시가 지역의 전통산업에 ‘디지털 엔진’을 달며 새로운 성장 궤도를 그리고 있다. 전자상거래 산업단지와 온라인 플랫폼, 공공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디지털 삼각축’이 전통 상권을 다시 깨우고, 조선족 특산품이 전국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연길의 변화는 도시 외곽에 자리한 ‘최할머니(崔奶奶) 전자상거래 산업단지’에서 가장 뚜렷하다. 2025년부터 본격 가동된 이곳은 ‘스마트 물류’와 ‘라이브커머스’를 결합한 신유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창고 안에서는 자동화 설비가 상품을 정밀하게 분류하고, 명태와 김치 같은 신선식품은 디지털 관리 체계 아래 냉장 포장으로 전국 각지로 실시간 배송된다. 단지 안의 네 개 라이브 스튜디오에서는 젊은 진행자들이 전통 음식을 직접 조리하며 시청자와 소통한다. 하루 7천 건이 넘는 주문이 이곳에서 처리된다. 연길의 맛이 이제 카메라를 타고, 데이터망을 통해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셈이다.

청년 창업자들의 손에서도 연길의 디지털 전환이 자라나고 있다. 2024년 ‘신(新)전자상거래 산업기지’로 선정된 즈퉁중허(智通众合) 창업단지는 전자상거래와 크로스보더 무역을 결합한 창업 인큐베이터다. 창업 지원부터 자금 연계, 물류 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며, 수십 개의 본토 기업이 이곳에서 성장했다. 연길의 젊은 세대는 더 이상 대도시로 떠나는 대신, 인터넷을 무대로 지역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전통 상인들도 변하고 있다. 연길시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넓히기 위해 ‘징둥(京东) 지방특산관·연길관’, ‘티몰(天猫) 연길원산지관)’을 열고, 자체 플랫폼 ‘연백쾌도(延百快到)’와 ‘서시장 공식몰’을 잇따라 구축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휴대전화로 전통시장의 조선족 떡과 과자를 주문하고, 몇 시간 안에 배송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 시장의 온기가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온 셈이다.
디지털 변화의 흐름은 브랜드 전략으로 이어졌다. 연길시는 상무국을 비롯한 8개 부처가 손잡고 ‘연연우례(延延友礼)’라는 공공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품질과 포장을 통합 관리하며, 명태·연길냉면·황우육·인삼제품 등 2000여 종의 지역 특산품을 하나의 이름 아래 묶었다. 이 브랜드는 지역 내 70개 우수 기업과 협력하며 생산·유통 전반을 아우르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연연우례’의 출범 이후, 연길의 상품들은 통일된 이미지와 신뢰로 시장 경쟁력을 얻었다. 참여 기업들의 생산액은 1천만 위안을 넘어섰고, 지역 소비재 판매액도 1500만 위안을 돌파했다. 단지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품격을 함께 담은 ‘디지털 지역 브랜드’의 첫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연길시 상무국 관계자는 “이제 전자상거래는 단순한 판매 수단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새 언어가 됐다”며 “디지털의 힘으로 연길의 전통산업이 더 멀리,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통이 사라지지 않고 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도시, 연길은 지금 디지털의 바람을 타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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