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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억 명 ‘싱글 세대’의 현실… 사랑보다 생존이 먼저

  • 허훈 기자
  • 입력 2025.11.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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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투데이]중국의 미혼 인구가 3억 명에 육박했다. 한때 “아직도 짝이 없냐”는 말은 농담이었지만, 이제는 사회 구조의 단면을 드러내는 통계가 됐다. 결혼은 더 이상 인생의 ‘필수 단계’가 아니다. 오늘날 청년들에게 결혼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이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집값을 보면 사랑할 용기가 사라진다”는 말이 흔하다. 주택 가격은 몇 세대의 소득을 합쳐야 겨우 닿을 수준이다. 한 번 결혼을 결심하면 양가 부모의 자산까지 모두 털어야 한다는 말이 유행처럼 화자된다. 사랑이 아닌 경제력의 시험대 위에서 결혼의 문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서울의 30세 이하 청년 가운데 집을 소유한 사람은 7.8%에 불과하다. 치솟는 부채와 고용 불안 속에서 연애는 사치, 결혼은 모험이 됐다. 일본 역시 비정규직이 늘면서 젊은 세대가 ‘연애 포기’를 일상처럼 말한다. 데이트 비용조차 부담스러운 현실에서, 로맨스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중국 여성들의 현실 인식은 더욱 냉정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70% 이상이 “결혼보다 직업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건 ‘사랑의 부재’가 아니라 ‘경제의 불안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실속형 결혼’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집을 사지 않고 임대주택에서 시작하거나, 결혼식을 간소화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 대도시에서는 소규모 예식과 짧은 신혼여행이 급증했고,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소셜앱과 새로운 만남 문화도 확산 중이다. ‘플라잉디스크 모임’, ‘테마형 교제’ 등 가벼운 모임이 인기를 끌지만, 온라인에서는 ‘가짜 신분’이나 ‘경제 목적의 접근’이 잇따르며 혼란도 커지고 있다. 외로움을 덜기 위해 만든 공간이 오히려 고립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을 확대하고, 일부 지방정부는 ‘유급 연애휴가’를 도입했다.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근본 원인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세대 간 인식의 간극도 깊다. 부모 세대가 결혼을 ‘안정’으로 여기는 반면, 자녀 세대는 ‘부담’으로 느낀다. 중국에서는 설 연휴 뒤 맞선 상담이 폭증했지만, 젊은 세대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한 90년대생 여성은 부모가 “985대학 출신, 연봉 50만 위안”을 조건으로 내세우자 “그럼 스웨덴식 육아휴가도 줘야죠”라며 응수했다.


이제 결혼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중국 도시 청년의 3분의 1 이상은 “굳이 결혼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결혼은 인생의 필수가 아닌, 경제적 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한 선택지가 됐다.


중국·한국·일본의 청년들이 내리는 결론은 같다.

“사랑은 여전히 소중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계산이 먼저다.”

그들은 이렇게 되묻는다.

“결혼이 행복의 시작이라면, 왜 그 입장료는 이렇게 비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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