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22~23일(현지 시각)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막 첫날부터 공동선언을 전격 채택하며 전례 없는 행보를 보였다. 미국의 보이콧에도 나머지 회원국들이 압도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번 정상회의는 ‘단결·평등·지속가능’을 주제로 G20 출범 이래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됐다.
트럼프, “남아공은 백인 농민 학살”… 자극적 주장 던지며 보이콧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남아공에서 백인 농민이 집단 학살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어 남아공이 공동선언을 발표하지 못하도록 압박했고 “미국이 빠지면 합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남아공 정부는 즉각 반격했다. 나레디 판도르 외교장관은 “참석도 하지 않는 국가가 국제기구의 정상적인 절차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G20, 첫날 이례적 ‘선언 통과’… 전원 찬성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 빈센트 마그웨니아는 남아공 방송공사(SABC)를 통해 “G20 정상들이 회의 첫날 공동선언을 공식 채택했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공동선언은 회의 마지막에 채택해 왔지만, 이번에는 이를 최우선 안건으로 상정해 조기 의결에 나섰다는 것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도 회의 참석국들이 “만장일치(unanimously adopted)”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초안 작성 과정에서 미국의 의견은 단 한 줄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 문구 삽입에 반대했으나, 회원국들은 이를 그대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남아공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불참 사실은 선언문에 명기될 것”이라며 “미국은 공식적으로 ‘불참’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美, “전례 깨는 짓… 남아공이 무례하다” 반발
선언문이 통과되자 미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G20은 늘 모든 회원국이 동의하는 결과만 내왔는데 남아공이 이를 깨뜨렸다”며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인도 *경제타임스*는 “미국의 공백이 오히려 다른 회원국들 간 합의를 더 쉽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다자주의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남아공은 “G20 의제 설정의 주도권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라마포사 “美 보이콧에도 압도적 합의… 다자주의는 작동하고 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미국이 불참했지만 G20 정상들은 압도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언은 다자주의가 여전히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며 “어떤 국가도, 어떤 공동체도 뒤처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남아공이 이번 회의에서 제시한 4개 핵심 의제 중 3개가 기후 관련 의제였고, 나머지 하나는 저개발국에 대한 공정한 금융 접근 체계 마련이었다.
남아공 데일리 매버릭은 “각국 조정관들이 엿새 동안 밤샘 협상을 이어간 끝에 금요일 오전 8시30분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며 “미국을 제외한 모든 G20 국가가 동의했다는 점에서 남아공 외교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AFP 역시 “G20 정상선언 초안이 금요일 최종 확정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보이콧 속에서도 첫날부터 전례 없이 채택된 G20 선언.
남아공이 주도한 이번 회의는, 미국 없이도 국제 다자 협력이 굴러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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