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도널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황금 함대(Golden Fleet)’ 계획을 공식 발표하며 차세대 대형 전투함 건조 구상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계획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을 염두에 둔 해상 군사 구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홍콩 영문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 함대’ 구상이 중국을 억제하려는 전략적 신호라는 분석을 전했다. 다만 실제 실현 가능성에는 막대한 재정·기술적 장애가 존재하며, 오히려 중국의 대함(對艦) 무기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 해군이 3만~4만 톤급 대형 수상 전투함을 새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전투함을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급(Trump Class)’ 전함으로 명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함은 더 크고, 더 빠르며, 위력은 100배 강해질 것”이라며 “고도의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극초음속 미사일, 핵 순항미사일,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전함들이 “전 세계의 적들에게 공포를 안겨줄 것”이라고도 말했다.
기자들이 이 계획이 중국을 겨냥한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를 억제하기 위한 것일 뿐 중국만을 겨냥한 게 아니다(It’s a counter to everybody. It’s not China)”라며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인 스인훙은 SCMP에 “이 계획은 사실상 전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실현될 경우 미 해군의 해양 통제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선임연구원 리셀로트 오드가르드도 “이번 발표는 군사 전략이자 산업 기반을 겨냥한 정치적 신호”라며 “중국의 조선 능력이 미국을 앞지른다는 우려 속에서 미국의 산업·군사적 야망을 과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9월에도 “요즘 군함들은 너무 못생겼다”며 전통적 전함 개념의 부활을 언급한 바 있다. 전·현직 미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신형 전투함 구상에 직접 관여하며 해군 수뇌부와 수차례 논의를 진행해왔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이 신형 함대의 명칭을 ‘황금 함대’로 공개했다. 이 함대에는 대형 전투함뿐 아니라 호위함과 경(輕)호위함 등 중소형 함정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백악관 관계자들은 “중국과 기타 잠재적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 해군은 항공모함, 구축함, 순양함, 상륙함, 잠수함 등을 포함해 약 287척의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미국의 조선 능력이 중국에 뒤처졌다고 반복적으로 경고하며 조선 산업 재건을 공언해 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상업용 선박 생산의 53% 이상을 차지한 반면, 미국의 비중은 0.1%에 그쳤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난양공대의 쉬루이린 선임연구원은 “한국 등 동맹국과 협력하더라도 이 전함들이 실제로 건조될 수 있을지는 큰 의문”이라며 “자금 조달과 의회의 지지가 관건인데, 내년 미 중간선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SCMP는 기술 개발 난항과 인력 부족, 공급망 문제로 미 해군의 차세대 ‘포드급’ 항공모함이 2년 이상 인도 지연을 겪고 있다는 점도 함께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광범위한 대함 미사일 체계 앞에서 신형 전함이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미국이 해군력 균형을 바꾸려는 시도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국제기독교대(ICU)의 스티븐 네이기 교수 역시 “이 발표는 중국의 대함 탄도미사일 개발을 가속하고, 중·러 군사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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