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광서 금 사들여 외화 유출 막아…환경·범죄 문제도 얽혀
[인터내셔널포커스] 국제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43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자, 각국 중앙은행이 금 시장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 불법 채굴과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국내 수공업 금광에서 금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을 도입하거나 확대하는 것이다.
마다가스카르, 에콰도르, 가나 등 산금국 중앙은행과 재무 당국은 최근 민간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금을 매입해 외환 유출과 세수 손실을 막는 정책을 잇따라 시행하고 있다. 금값 급등이 불법 채굴과 조직 범죄를 키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의 중앙은행은 연간 금 생산량을 약 20톤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약 28억 달러 규모다. 그러나 공식 수출 통계에는 금이 거의 잡히지 않는다. 중앙은행은 대부분의 금이 불법 경로를 통해 해외로 반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이보 안드리아나리벨로 중앙은행 총재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범죄 조직이 항공기와 헬리콥터를 동원해 금을 밀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전 세계적이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수공업·소규모 광산에서 생산되는 금은 연간 약 1000톤에 이르며, 이 중 상당량이 불법 유통망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불법 금 채굴은 환경 파괴와 범죄 자금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가나에서는 불법 채굴로 수로의 60% 이상이 수은에 오염됐고, 에콰도르에서는 마약 조직이 금 채굴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온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은 ‘직접 매입’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에콰도르는 중앙은행이 매입 거점을 확대하고, 48시간 내 대금 지급을 보장해 광부들이 암시장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중앙은행 보유 금을 현재 1톤에서 4톤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나는 2025년 국가 중앙구매기구를 설립해 금 유통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몽골은 30년 넘게 중앙은행의 국내 금 매입 제도를 운영해 외화 확보와 불법 채굴 억제 성과를 거둔 사례로 꼽힌다.
다만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비영리단체 스위스에이드( SwissAid)는 “추적·검증 체계가 미흡할 경우 중앙은행이 불법 채굴이나 분쟁 지역에서 나온 금을 사들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기술적 보완책도 병행되고 있다. 에콰도르는 동위원소 분석 장비를 활용해 금의 화학적 특성으로 원산지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세계금협회는 이러한 기술이 정착될 경우 불법 유통 금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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