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폐막하면서 올해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인대)의 정치적 신호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돌발 변수는 없었지만, 지방 고위간부의 전면 등장, 일부 중앙 고위층의 장기 결석, 그리고 군부 상장(上將) 수의 급감이 중국 권력 내부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새 지방 지도자들의 중앙 무대 첫 등장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3월 4일 공개한 전인대 주석단 명단에 따르면 올해 주석단 인원은 지난해 176명에서 167명으로 줄었다. 낙마하거나 퇴진한 인사들이 빠진 대신, 최근 1년 사이 새로 임명된 지방 책임자 5명이 새로 포함됐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받은 인물은 내몽골 자치구 당서기 왕웨이중, 랴오닝성 당서기 쉬쿤린,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서기 천샤오장이다. 세 사람 모두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으로, 올해 처음 지방 ‘1인자’ 자격으로 양회 무대에 섰다. 중국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2027년 예정된 21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진입 후보군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장 당서기는 전통적으로 정치국 위원이 맡아온 자리여서 천샤오장의 향후 승진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실제 랴오닝 대표단과 신장 대표단 전체회의에는 각각 50여 개 언론사가 몰렸고, 내몽골 대표단에도 40여 개 매체가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이는 향후 중앙 권력 재편 과정에서 이들의 위상을 가늠하려는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베이징 인민대회당 주석단에서는 ‘누가 보이지 않았는가’도 중요한 정치 신호로 읽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주요 공식 일정에서 모습을 감춘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마싱루이는 이번 양회에서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올해 전인대 주석단 명단에서도 빠졌다.
67세인 마싱루이는 지난해 7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당서기 자리에서 물러난 뒤 “다른 직무를 맡는다”는 발표만 있었을 뿐 후임 보직이 공개되지 않았다. 마지막 공개석상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4중전회였으며, 이후 약 4개월째 공식 활동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조사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전국정협 부주석 천우 역시 개막식과 폐막식에는 불참했지만, 중간 회의에는 이름이 등장했다. 다만 관영 사진에는 실제 모습이 확인되지 않아 건강 이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장기간 중국 정치를 관찰해온 일부 분석가들은 그의 좌석 배치가 회의장 가장자리로 이동한 점을 근거로, 이동 보조가 필요한 상태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군부에서는 변화가 더욱 극적이었다. 최근 2년 넘게 이어진 군 내부 반부패 숙청 여파로 양회에 등장한 상장 숫자가 크게 줄었다.
중국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 화면에 따르면 올해 해방군·무장경찰 대표단 주석단에는 시진핑과 함께 장성민 단 한 명만 앉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시진핑 외에도 당시 군사위 부주석 장유샤, 허웨이둥, 군사위 위원 류전리, 장성민 등 총 5명이 함께 자리했지만, 올해는 구조가 크게 축소됐다.
대표단 내부 좌석에서도 변화가 뚜렷했다. 지난해 내측 핵심 좌석에 앉았던 장군들은 대부분 상장이었지만, 올해는 국방부장 둥쥔, 전 북부전구 정치위원 판샤오쥔, 중부전구 사령관 한성옌, 동부전구 사령관 양즈빈 등 4명만 남았다.
퇴역 상장까지 포함해 올해 양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상장은 6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현역·퇴역 포함 약 40명의 상장이 참석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중국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군 내부 반부패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21차 당대회를 앞두고 군 권력 재정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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