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중국과의 전략 협력 관계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대이란 기조를 바꾸게 만들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중동 정세가 미중 외교전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모흐센 바크티아르 파즈리 이란 주중대사는 8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중국에 압력을 가해 이란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이란은 지역 안보와 국제 질서, 경제 발전 문제에서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며 “양국 관계는 단순한 외교 관계를 넘어 전략적 협력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안팎에서는 워싱턴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이란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란 측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이란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6일 베이징에서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중동 정세와 전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왕이 부장은 회담에서 중국이 지속적으로 휴전과 대화를 촉구해왔다고 강조하면서 “중동 국가들이 스스로 지역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최근 중동 문제에서 미국 중심 질서와는 다른 ‘지역 자율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파즈리 대사는 이번 회담에서 경제·무역·에너지·과학기술·교통 협력과 함께 전후 이란 인프라 재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도 논의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쟁 이후 중국과 이란의 관계는 이전보다 더 깊고 긴밀해질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 중국이 보여준 지원을 이란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동시에 미국과의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현재 충돌 종식을 위한 단계적 합의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안에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 완화와 미국의 단계적 대이란 제재 완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란 측은 “압박과 군사적 위협 아래서는 어떤 협상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7일 미·이란 양측이 단기간 교전을 벌이며 불안정한 휴전 국면이 흔들렸고, 양측은 상대방이 먼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중동 정세 장기화가 글로벌 원유 공급과 해상 물류 불안을 자극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에너지 수입국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에너지 시장 불안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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