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제재가 만료 직전까지 장기 연장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단 7일짜리 임시 연장에 들어갔다. 러시아·우즈베키스탄 억만장자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하자는 일부 회원국의 요구가 나오면서 EU의 대러 제재 공조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EU 회원국 대사들로 구성된 상주대표위원회(Coreper)는 14일 러시아 관련 개인·기관에 적용하는 제재를 9월 22일 자정까지 7일간 연장하기로 했다. 기존 제재가 15일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장기 연장에 필요한 만장일치를 확보하지 못하자 협상 시간을 일주일 더 확보한 셈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러시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제재가 아니다.
EU는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훼손하거나 위협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개인과 기관을 별도 명단에 올려 자산을 동결하고 EU 여행을 제한한다. EU 이사회는 지난 3월 이 제재를 9월 15일까지 연장했다.
쟁점의 중심에는 우스마노프가 있다.
광산·금속과 통신·미디어 분야에서 막대한 자산을 축적한 그는 EU와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우스마노프는 자신에게 내려진 EU 제재에 반발해 유럽 법원에서 법적 다툼도 벌여왔다.
이번 협상에서 특히 주목되는 국가는 프랑스와 슬로바키아다.
슬로바키아가 우스마노프 등의 제재 해제를 요구해온 가운데 프랑스도 우스마노프를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측은 구체적인 배경을 공개하지 않은 채 자국의 ‘특정 국가안보 문제’를 이유로 제시했다.
외신에서는 아제르바이잔에 억류된 프랑스인 석방 문제와 연계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프랑스 정부가 우스마노프 제재 해제와 자국민 석방을 맞바꾸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이번 충돌은 EU 대러 제재 체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도 보여준다.
개인제재를 계속 유지하려면 회원국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특정 회원국이 자국의 외교·안보 이해관계를 이유로 반대하면 한 개인의 제재 여부가 전체 명단의 연장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에도 만료 직전까지 장기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EU는 통상적인 연장 대신 7일이라는 임시방편을 선택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러시아 억만장자 한 명의 제재 유지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대러 압박이라는 공동 목표와 27개 회원국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EU가 어떻게 조율할지가 핵심이다.
오는 22일까지 타협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EU 대러 제재 공조의 다음 시험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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