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캐나다가 유럽연합(EU)과 기존 자유무역협정을 뛰어넘는 새로운 협력체제 구축에 나선다. 방산과 에너지, 인공지능(AI), 핵심광물 등 전략 분야를 하나로 묶는 구상이어서 미국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의 경제·안보 전략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3일 토론토 국제영화제 행사에서 EU 가입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EU와 ‘독특한 동맹(unique alliance)’을 구축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는 캐나다와 EU가 가치와 우선순위를 공유하고 있으며 경제적 강점도 서로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핵심은 EU 정식 가입이 아니다.
현재 EU에는 캐나다가 가입할 수 있는 공식적인 ‘준회원국’ 제도가 없다. 캐나다가 모색하는 방향은 기존 자유무역협정보다 협력 범위가 넓지만 EU 회원국에는 해당하지 않는 별도의 관계 설정에 가깝다.
양측의 결합은 이미 방위산업에서 시작됐다.
캐나다는 EU의 방위산업 지원 프로그램인 ‘유럽을 위한 안보행동(SAFE)’에 참여한 첫 비유럽 국가다. 이를 통해 캐나다 방산기업이 유럽의 방위조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협력 범위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와 AI, 핵심광물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해저케이블, 위성통신 등 경제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인프라도 양측이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분야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캐나다의 높은 미국 경제 의존도가 있다.
미국은 오랫동안 캐나다의 압도적인 최대 교역 상대국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무역 갈등을 거치면서 캐나다 정부는 특정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과 아시아로 교역·투자 관계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EU 입장에서도 캐나다의 전략적 가치는 작지 않다. 캐나다는 유럽이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는 핵심광물과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고 방산·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협력 여지가 크다.
다만 ‘특별동맹’의 구체적인 형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협력 범위와 제도적 지위에 따라 EU 회원국들과의 조율도 필요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이를 EU 준회원국 추진이나 새로운 경제공동체 출범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카니는 이번 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를 찾아 연설할 예정이다. 이어 10월 말에는 캐나다에서 EU 정상회의가 열린다.
북미 경제권의 핵심 국가인 캐나다가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럽과 어디까지 경제·안보 체계를 연결할지 주목된다. 카니가 꺼낸 ‘특별동맹’ 구상이 구체화될 경우 캐나다의 대외전략 다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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