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미국과 중국이 다시 고위급 접촉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기업들의 시선도 워싱턴과 베이징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에는 관세만의 문제가 아니다. 반도체와 희토류, 핵심광물 공급망이 함께 걸려 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와 고위급 교류 문제를 논의했다. 정상 차원의 접촉을 앞두고 양국이 다시 대화 채널을 가동하는 흐름이다.
한국이 먼저 살펴야 할 곳은 반도체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장비 통제는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민감한 문제다. 규제 범위가 달라지면 장비 반입과 생산라인 증설, 장기적인 중국 공장 운영계획까지 다시 계산해야 한다.
중국이 쥔 카드도 있다.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이다.
중국은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관리를 강화하면서 민수용 수요에 대해서는 심사를 거쳐 허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다뤄지느냐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와 배터리, 전자업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미 한국 기업의 공급망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한국산 전자제품과 부품 가운데 중국 대신 동남아를 거치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미중 갈등을 피해 생산과 조달 경로를 여러 곳으로 나누려는 움직임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추격도 한국에는 부담이다. 미국의 기술 통제를 받는 중국이 장비와 소재의 국산화를 서두르면서 한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현지 경쟁업체와도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중국 시장을 쉽게 줄이기도 어렵다. AI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수요가 이어지면서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한국 업체들에 중요한 시장이다.
결국 미중이 다시 대화한다고 해서 한국 기업의 부담이 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앞으로 나올 합의문에서 무엇이 빠지고 무엇이 남는지를 봐야 한다.
반도체 장비 규제가 완화되는지, 중국의 희토류 수출관리가 어디까지 풀리는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자동차·배터리 업계의 계산도 달라진다.
미중 협상 테이블에서 오가는 한 줄이 한국 기업에는 공장과 공급망의 문제가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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