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대응에서 전쟁 파병과 한국 선박 보호를 구분하기 시작했다. 미·이란 충돌에 병력을 보내지는 않지만, 원유 수송과 한국 상선의 안전을 위한 군의 역할까지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말했다. 전쟁 개입을 목적으로 병력이나 군 자산을 보내지 않겠다는 얘기다.
대신 청해부대는 다른 문제로 남겨뒀다. 한국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필요하다는 게 대통령의 설명이다. 청해부대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워싱턴에서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회담이 열렸다. 조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회복하는 데 한국도 실질적으로 기여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미국과 협의해야 할 문제는 파병 여부만이 아니다. 병력을 전쟁에 투입하지 않으면서 한국 선박의 안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남아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와 LNG의 주요 통로다.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 우회 항로를 이용해야 하고 운항 기간과 비용도 늘어난다. 해상보험료와 운임 상승도 피하기 어렵다.
청해부대가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중동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새로운 전투부대를 파견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 상선을 보호하거나 안전한 항행을 지원하는 쪽으로 임무를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청해부대의 활동 범위를 넓힐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어느 해역까지 움직일지, 어떤 임무를 맡길지에 따라 기존 파견 목적과의 관계도 따져봐야 한다. 필요한 국내 절차 역시 임무의 성격과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과의 협의 내용도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가 밝힌 ‘실질적 기여’가 선박 안전과 정보 공유에 그칠지, 청해부대의 임무 조정까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18일 대통령 발언으로 전쟁에 개입하는 형태의 파병은 사실상 선택지에서 빠졌다. 남은 문제는 호르무즈를 지나는 한국 선박이다.
전쟁에는 들어가지 않되 한국으로 오는 원유와 선박은 보호한다. 정부가 이 원칙을 실제 청해부대 임무에 어떻게 적용할지가 다음 논의의 핵심이다.
BEST 뉴스
-
한국에서 늙어가는 중국동포…일터를 떠나면 무엇으로 살아가나
[인터내셔널포커스]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던 중국동포들이 어느덧 은퇴를 걱정할 나이가 됐다.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식당 주방을 지키며 자녀를 키워낸 세대다. 젊어서는 일자리만 있으면 버틸 수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동포의 한국행이 본격화된 지 30여 년. 한때 고향에 돌... -
중국차가 두렵다면 가격부터 돌아봐야…국산차 '옵션 장사' 논란
▲ 중국 전기차의 국내시장 진출로 자동차업계의 가격과 품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전기차 3종을 비교해 표현한 이미지. [인터내셔널포커스] 중국 자동차의 한국 시장 진출을 놓고 국내 완성차업계가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국차의 공세를 경계하는 쪽과 중국 기... -
안전교육은 받았는데 위험은 몰랐다…외국인 노동자의 언어 장벽
▲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재현한 이미지. 외국인 노동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교육의 실효성과 작업현장의 의사소통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의 산업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안전교육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국어로 설명하고... -
청년들이 떠나는 지방, 외국인은 정착할 수 있을까
[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의 지방도시들이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농촌에서는 수확철마다 일손이 부족하고, 중소기업들은 구인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 젊은이들이 떠난 동네에는 빈집이 늘고 상점도 하나둘 문을 닫는다. 이런 지역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이미 중요한 인력... -
이재명 “외국인 노동자, 경제에 크게 도움 안 돼”…이주노동계 반발
[인터내셔널포커스] 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을 이유로 국내 경제 기여도가 크지 않다고 발언하자 이주노동계가 반발했다. 농어촌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한 내국인 고용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
외국인 300만 시대 앞둔 한국, 달라진 거리와 달라지지 않은 시선
[인터내셔널포커스] 한국의 거리 풍경이 달라졌다. 공장과 건설현장뿐 아니라 식당과 대학, 농촌 마을에서도 외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서울 대림동이나 안산 원곡동에서는 여러 나라의 언어가 일상적으로 들린다. 외국인이 특별한 손님이 아니라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주민이 된 지 오래다. 법무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