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체류 외국인, 범죄 피해 신고해도 강제추방 안한다
범죄에 노출되더라도 '강제추방' 등을 우려해 범죄 피해 신고를 기피하던 불법 체류 외국인도 이달부터는 피해 범죄의 종류에 따라 일정한 신분을 보장받은 상태에서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피해로부터 구제받을 수 있게 된다.
4일 법무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통보의무 면제에 관한 지침'이 법무부 훈령으로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지침은 범죄 피해를 본 불법 체류자가 경찰에 신고할 경우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불법 체류자의 신분을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통보하지 않아도 된다. 단, 불법 체류자가 '범죄피해 사실을 허위로 신고하는 행위'에는 이 지침이 적용되지 않는다. 종전에 경찰은 불법체류자가 범죄 피해 신고를 접수할 경우 해당 공무원은 강제퇴거 대상자(불법체류자)로 관계당국에 통보하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제84조에 따라 관계당국인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통보했으며 불법 체류자는 범죄 피해와 상관없이 '강제추방' 등의 조치를 받았다.
이 때문에 불법 체류자들은 범죄 피해를 보더라도 강제추방 등을 우려해 관할 경찰서 방문은 물론 신고마저 기피해 각종 파생 범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등의 부작용이 빚어졌다.
하지만 이번 지침 시행으로 경찰관은 피해신고를 위해 경찰서에 방문한 불법 체류자를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통보할 의무가 없어졌고 불법 체류자 역시 강제출국 부담 없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지침이 적용되는 불법 체류자 관련 피해 범죄는 생명·신체·재산 등 개인적 법익에 관한 죄로서 형법상으로 살인죄, 상해죄, 과실치사상, 유기·학대죄, 체포·감금죄, 협박죄, 약취·유인죄, 강간·추행죄, 권리행사방해죄, 절도죄, 강도죄, 사기죄, 공갈죄 등이다. 또 특별법상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제 추방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범죄 피해사실을 신고하는 불법 체류자들은 거의 없었다"면서 "이 때문에 각종 범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등의 인권 침해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지침 시행으로 범죄 피해를 본 불법 체류자가 최소한 범죄신고의 부담을 덜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더불어 경찰이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됨으로써 '보편적 인권보호'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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