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혼잡, 다른 선택: 한국과 중국의 운전 문화
글|화영
한국에서 운전하다 보면 반복해서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차선을 바꾸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는 순간, 뒤차가 속도를 높인다. 비켜주기는커녕, 들어올 틈을 원천 차단한다. 마치 양보가 곧 패배인 것처럼 행동한다.
이 장면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 도로에서는 ‘내가 우선’이라는 판단이 너무 빠르게 작동한다. 사고가 나도 상대 책임이라고 계산이 서면, 굳이 양보할 이유가 없어진다. 충돌 가능성을 알면서도 그대로 간다. 법을 잘 아는 것이 배려하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되는 셈이다.
이런 태도는 도로 위 긴장을 상시화한다. 작은 차선 변경 하나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경적이 잦고, 분노가 쉽게 터진다. 이른바 ‘노로증’이라 불리는 운전 중 과민 반응도 낯설지 않다. 한국 도로가 유독 피곤한 이유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과의 대비다.
중국의 도로는 혼잡하고 규칙이 느슨해 보인다. 난폭 운전도 분명 존재한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