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 다수의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많은 미국인을 놀라게 하는 투표를 실시했다.
이 투표는 인플레이션, 총기 폭력, 마약 남용 등 미국 사회가 직면한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400명 이상의 하원 의원에게 "모든 형태의 사회주의"를 규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 민주당 의원 100명이 반대 또는 기권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배반자라는 딱지가 붙었다.
미 주류 언론에 따르면 사회주의 규탄 결의안은 1월 25일 하원의 한 공화당 의원이 발의한 뒤 2월 2일 하원에서 지지 328표, 반대 86표, 기권 14표로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결국 공산주의 체제로 이어질 것이라며 미 의회에 모든 형태의 사회주의뿐 아니라 미국의 사회주의 정책에도 반대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에 반대하는 미 좌파 언론들은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 경찰의 과잉 폭력, 집세 의료비 과다 등 미국 사회의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며 "의회가 '사회주의 규탄' 투표를 서두르는 것은 미국 납세자들의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투표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공격, 예를 들어 거짓 희망을 주고 소수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등 자본주의를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 “사회주의 규탄” 결의가 하원에서 통과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총 100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표결에서 반대표나 기권표를 던진 것은 눈길을 끈다.
이들 100명의 의원은 곧바로 공화당으로부터 '미국 배신', '사회주의 지지자'라는 낙인이 찍혔지만, 이들 중 사회주의 제도에 반대한다고 공언한 이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이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는가?
민주당 정치인들은 더 많은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지난 몇 년 동안 정부의 재정 지출, 특히 사회 복지 지출의 증가를 추진해왔다. 공화당은 민주당을 공격하기 위해 이를 사회주의와 동일시한다는 꼬리표를 붙였다.
따라서 이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사회주의에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이 결의안의 내용에 사회주의에 대한 설명과 구체적인 정의가 담겨 있지 않고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에 '사회주의'라는 꼬리표를 붙이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또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부의 부채 한도 인상을 놓고 정치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이 민주당 의원들과 바이든 대통령이 재정지출 대폭 삭감에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공화당이 '사회주의'로 간주되는 일부 복지정책을 포기하도록 바이든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투표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유럽의 일부 미국 동맹국들은 쿠바, 소련, 중국의 사회주의 제도가 아닌 서방의 민주적 사회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고 미국에 우호적인 일부 국가에도 합법적인 사회주의 정당이 존재하지만 이 결의안은 미국의 동맹과 우방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보는 격이라며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있다.
물론 소수에게 부를 몰아주는 대신 사회주의만이 미국을 공평하게 만들 수 있다는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도 있었지만, 이들은 100명의 반대와 기권 의원 중 소수였다. 2019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응답자의 55%가 사회주의에 대해 부정적으로, 42%는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긍정적이 65%, 부정적이 33%였다.
그러나 민주당을 '사회주의자'로 낙인찍고자 하는 공화당은 이런 세세한 것까지 신경 쓰지 않는다.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장은 포스트에서 “사회주의 규탄을 거부하는 민주당 의원이 100명이라는 것은 끔찍하다"고 했다.
친공화당 폭스뉴스는 또 다른 공화당 의원들을 인용해 이번 투표로 민주당 내 사회주의자들의 면모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미국 네티즌들은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정치적 모독과 박해를 일삼던 1940~50년대 미국 사회의 '매카시즘'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번 투표가 시작되기 전 CNBC는 미국 양당이 부채 한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미국의 경쟁력을 키우려 하지 않고 정치적 공방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미국의 라이벌인 중국의 조롱을 받을 것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기사는 미국 의회에서 정치인들의 자질뿐만 아니라 오늘날 미국의 정치 지형도 과대평가하고 있다. 또 미국 내 정치가 극단화되고 분열되면서 국력이 쇠퇴하고 자신감이 사라지면서 미 행정부 내 주사파 타도라는 편협한 조작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BEST 뉴스
-
“미국, 이란 핵시설 전격 타격…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
[동포투데이] 미국이 마침내 이란을 향해 군사적 행동에 나섰다. 그것도 전격적으로, 예고 없이, 그리고 깊이 타격했다. 현지시간 6월22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폭격기가 이란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시설을 공격해 임무를 완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모든 항공기가 무사히 귀환했고, 폭... -
대륙을 감동시킨 연변대 식당 아주머니의 졸업식 작별 인사
[동포투데이]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아, 밥은 꼭 잘 챙겨 먹고 건강 잘 지켜야 해요.” 중국 지린성 연변대학(延边大学) 졸업식에서 나온 식당 아주머니의 이 한마디가 전역으로 퍼지며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6월 20일 열린 2025학년도 졸업식에서, 10년 넘게 학교 식당에서 일해온 류샤오메이(刘晓梅) ... -
79억짜리 ‘맹물 사기’…짝퉁 화장품 전국 유통 적발
[동포투데이]‘정품’을 가장한 짝퉁 화장품이 대거 국내에 유통되다 상표법 위반 혐의로 적발됐다. 용기부터 포장까지 진품과 똑같이 만들어졌지만, 실상은 핵심 기능 성분이 빠진 ‘맹물’ 수준의 제품이었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은 SK-II, 키엘... -
한국과 스페인, 문화로 마음을 잇다…‘2025 코리아시즌’ 마드리드 개막
[동포투데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오는 7월 4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대표 공연행사를 시작으로 ‘2025 코리아시즌: 스페인’ 문화교류 프로젝트를 본격 개막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한-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하며, ‘두 문화, 하나의 마음(Dos culturas, un corazón)’이라는 표어 아래 양국 간... -
“중국공산당 당원 수 1억 27만 1천 명…젊고 학력 높은 당원, 조직도 촘촘히 확장”
[동포투데이] 중국 공산당 당원 수가 지난해 말 기준 1억 27만 1천 명에 이르며, 전년보다 약 109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은 1.1%다. 공산당 중앙조직부는 7월 1일, 창당 104주년을 앞두고 공개한 보고서에서 “당 조직의 규모가 꾸준히 확장되고 있으며,... -
더불어민주당 “내란의 ‘열쇠’ 양호열, 즉각 구속 수사하라”…특검에 촉구
[동포투데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4일 대통령실 경호처 출신 양호열 씨에 대해 “내란의 비밀 열쇠를 쥔 인물”이라며 특검의 즉각적인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양 씨가 계엄령 문건 작성 및 전달, 핵심 인물들의 동선 관리, 증거 파쇄까지 깊숙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지혜 민주당...
NEWS TOP 5
실시간뉴스
-
트럼프, 대중 강경 노선 완화…시진핑 회담·무역 합의 노려
-
“美, 개방형 AI 경쟁 사실상 이탈…中 모델 시장 주도”
-
젠슨 황 “중국, 미국 칩 필요 없어… 자체 기술 충분”
-
트럼프, 韩·日에 25% 관세 폭탄…동맹국에도 ‘무차별 통상 압박’
-
“대중 의존 끊겠다”는 트럼프 행정명령, 美 업계는 “비현실적” 반발
-
"대만 방어, 미국의 '위험한 착각'"…미 전문가들 잇따른 경고
-
트럼프 “중국 갈 수도”…시진핑 방미 가능성도 언급…틱톡 매각 협상도 막바지
-
美 상원, 감세법안 통과...부채 급증·빈부격차 심화
-
머스크, 트럼프 ‘감세 법안’에 작심 비판…“통과되면 미국당 창당”
-
美 법무부, "北, IT 인력 위장 취업으로 무기 자금 조달"…관련자 기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