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투데이]최근 중국 축구계를 뒤흔든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이 네티즌에 유출된 법원 판결문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2025년 3월 22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된 중국 프로축구 14경기(FA컵 2경기, 슈퍼리그 7경기, 갑급리그 5경기)에서 조직적 승부조작이 확인되며 리그의 근본적 신뢰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FA컵 결승전서 감독→골키퍼 뇌물수수
2020 FA컵 결승전(산둥타이산 2-0 장수쑤닝): 당시 산둥 하오웨이 감독이 중개인 주훙싱, 전 소속 선수 자오저와 공모해 상대팀 골키퍼 구차오에게 260만 위안(약 4.8억 원, 실제 전달 80만 위안)을 건네며 승리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기는 중국축구협회(CFA)가 '공정성 상징'으로 홍보해온 대회의 결승전이어서 파장이 더욱 컸다.
2020 FA컵 (메이저하카 2-7 장수쑤닝): 메이저하카의 골키퍼 허우위가 고의로 실점을 허용하며 5골 차 대패를 연출한 혐의다. 현장 증언에 따르면 허우위는 "경기 전 불법 배팅 사이트와 유착된 중개인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슈퍼리그 '최다 조작' 산둥타이산의 두 얼굴
중국 최상위 리그인 슈퍼리그에서는 산둥타이산이 4건의 승부조작에 연루되며 최대 피의자로 떠올랐다.
2022년 상하이하이강전(2-2): 주전 미드필더 김경도가 팀 동료 손준호·궈톈위에게 "경기 템포를 늦춰 승리를 포기하라"는 지시 후 20만 위안(약 3,700만 원)을 분배한 정황이 포착됐다.
2022년 우한창장전(5-0), 2021년 허베이전(2-0): 두 경기 모두 상대팀과의 사전 밀약을 통해 대량 득점을 허용하거나 고의적으로 수비 허점을 노출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상하이선화, 광저우 등 빅클럽 경기에서도 금전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갑급리그서 드러난 '도박조직 연계'
2부 리그인 갑급리그에서는 2021-2022시즌 난퉁즈윈 vs 산시창안, 쓰촨지우니우 vs 쿤산 FC 등 5경기에서 선수들이 불법 배팅 사이트와 결탁해 고의로 경기를 말아먹은 뒤 수익금을 나눈 정황이 확인됐다. 일부 선수는 "승부조작 수익의 30%를 중개인에게 떼주었다"고 진술했다.
44명 영구제명 조치…"체계적 개혁 필요"
CFA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선수 27명, 코치 9명, 중개인 8명 등 총 44명에 대해 영구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공개된 14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리그 전반의 감독 시스템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4건의 조작에 연루된 산둥 타이산은 팬들이 구단 홈페이지에 "구단 해체하라"는 항의 글을 빗발치게 올리며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축구계 관계자는 "클럽 구단주와 지방 정부의 유착, 청소년 육성 시스템 부재 등 구조적 문제가 승부조작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CFA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2025년 7월부터 '승부조작 신고포상제'와 '심판 경기력 평가 공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축구 행정 시스템의 독립성 확보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판결문 유출은 중국 축구가 2009-2011년 '검은 호르레기(黑哨)' 사태 이후 다시금 최악의 신뢰 추락을 맞았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프로 리그의 근본적 개혁이 시급하다는 경고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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